지난 24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만찬을 놓고 친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가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친한계로 꼽히는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깊이 있게 현안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만찬만 하고 끝나는 자리가 돼 아쉽다”고 평가했다.
장 최고위원은 “당대표로서 적어도 건배사나 인사말을 할 수 있는 정도의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준비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그런 기회도 없었다”며 “그래서 (한 대표가) 재차 독대가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대표에게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보도가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한 대표는 말할 기회를 기다렸던 것 같다”고 답했다.
전날 한 대표는 당초 윤 대통령이 도착할 것으로 알려진 시간보다 20~30여분쯤 일찍 만찬 장소에 도착해 기다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대통령이 좀 일찍 와서 ‘나하고 잠깐 얘기합시다’라는 상황이 있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 같다”면서 “끝나고 나서라도 내심 기대했던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대표와 대통령이 지금 현재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서 상황 인식이 완전히 다른 것 같다”며 “한 대표나 당의 입장에서는 이대로 가면 안 된다라는 입장인 것이고, 대통령과 참모들은 개혁이니 그냥 밀고 가야 한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그나마 서로 간에 약간의 신뢰는 회복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발언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 “대통령을 마주 보고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며 “한 대표 스스로 ‘이 자리에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재차 독대를 요청한 것에 대해선 “대통령이 여론에 귀를 닫고 있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를 공개적으로 만들어 놓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은 자꾸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한 대표도 이 국면이 계속되는 게 과연 좋은 일인지, 양쪽이 다 곤혹스러운 상황이 될 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