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총회 현장에서 만난 총대들은 “전자문서로의 전환은 시대의 흐름”이라는 부분에 동의했지만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은 울산 우정교회(예동열 목사)에서 진행하는 109회 총회부터 종이책 보고서를 전자책 PDF(Portable Document Format) 파일로 전환했다. 예장합동 총회는 예산 절감과 환경 보호를 목적으로 PDF 파일을 제공하기로 했다. PDF 파일로의 전환으로 총회는 약 1300만 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봤으며 총대들에게 10일 전 보고서를 공개하며 총회 현장의 회무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 기대했다.
올해로 여섯 번째 총회에 참여하고 있는 홍성현(62) 목사는 “전자책으로의 전환은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라며 “편의성과 휴대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3일 이상 지속하는 총회에 무거운 종이 보고서를 보관 휴대하는 것이 어려웠다”며 “관심 있는 부분은 총회 전 미리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고 자세한 사항은 화면을 통해 보면 된다”고 했다.
동시에 총대 평균 연령이 60세 이상인 만큼 종이 보고서를 함께 비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캄보디아장로교신학대 총장 김재호(72) 목사는 20회 이상 총회에 참가하며 총회 역사를 지켜봐 왔다. 김 목사는 “이번 총회부터 PDF 파일로 전환된 것이 불편했다”며 “파일을 미리 올려주지만 내려받는 법을 알지 못해 읽어보지 못했다”고 전자책 사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시대 흐름을 인정하지만 전자 파일로는 회무 진행을 따라가기 쉽지 않다”고 했다.
“계도 기간 없이 전환된 보고서에 대비가 어려웠고 효율성이 체감되지 않는다.” 정신길(50) 목사는 이번 총회의 전자책 보고서 한계를 이같이 지적했다. 정 목사는 “종이 보고서인 A4용지 크기에 익숙한 총대들은 휴대전화 화면 크기로 보고서를 보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며 “개인적으로 태블릿을 가진 총대들도 많지 않다. 총회를 위해 태블릿을 구매하는 총대들은 극히 드물다”고 꼬집었다. 이어 “종이 보고서로 절감한 예산을 개척교회 지원금으로 제공하는 등 총대들이 예산 절감을 체감할 수 있도록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예장합동 총회는 보고서 읽기를 위한 전용 태블릿을 갖추지 않았다. 다만 필요한 부분의 페이지를 출력할 수 있도록 컴퓨터 5대가 마련됐다.
울산=글·사진 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