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23일(현지시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대대적인 공습에 나서면서 최소 9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182명이 숨지고 72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와 여성, 구급대원이 포함됐다.
하루 인명피해 규모로는 지난해 10월 8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공방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다. 앞서 보건부는 50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가 두 차례 사상자 수를 상향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헤즈볼라의 공격 준비 정황을 포착하고 레바논 남·동부 300여곳의 시설을 선제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공개한 동영상에서 “북부 주민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낸다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공습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브리핑에서 공습 반경이 넓어질 수 있다며 민간인은 헤즈볼라와 거리를 두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스라엘 지상군이 국경을 넘어 레바논에서 작전을 수행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스라엘 북부의 안보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헤즈볼라도 이에 대응해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의 방산업체 라파엘을 비롯한 3곳에 로켓포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피해 상황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연일 높이면서 2006년 이후 18년만에 지상전 가능성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저강도’로 유지되던 양측의 무력 충돌은 지난 17~18일 무선호출기·무전기 폭발 사건으로 헤즈볼라가 일격을 받은 이후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