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이 일을 시작한 지 2주만에 숙소에서 이탈해 연락이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은 추석 연휴를 맞아 지난 15일 서울 역삼동의 숙소에서 짐을 챙겨 나간 뒤 현재까지 복귀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명은 휴대폰을 숙소에 두고 나갔고, 나머지 한 명은 휴대폰을 가지고 갔지만 전원이 꺼져 있는 상태로 알려졌다.
앞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서울시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지난달 6일 고용허가제(E-9 비자)를 통해 입국했다. 이들은 이달 2일까지 한달여간 교육을 받은 뒤 3일부터 가정으로 출근해 일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이 경제적 이유로 이탈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적용받으면서 주당 노동시간이 40시간 미만이라 제조업에서 일하는 다른 고용허가제(E-9 비자) 근로자들보다 임금이 적어 불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첫 급여일인 지난달 20일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의 유동성 부족 때문에 2주치 교육수당(약 96만원)을 제때 받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일에도 3~19일까지 일한 것에 대한 임금은 빼고 앞선 교육수당 106만원만 지급됐다. 세금과 4대 보험료, 숙소비를 뺀 실수령액은 5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2월 시범사업이 끝난 뒤 고용이 연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탈 원인으로 제기된다.
이들이 오는 25일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사업주는 지방노동청과 법무부에 ‘이탈(고용변동) 신고’를 해야 한다. 이탈 신고 후 법무부의 소재 파악에도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출석요구에도 응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로 분류된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