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를 살해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고 그 위에 시멘트를 부어 은닉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동거하던 여성을 둔기로 폭행해 살해한 후 시체를 은닉한 50대 A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연인관계인 여성 B씨(당시 30대)와 2004년부터 거제에서 동거하다가 2008년 10월 10일쯤 주거지에서 B씨와 다툼이 생기자 둔기로 B씨의 머리와 얼굴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B씨가 숨지자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주거지의 야외 베란다로 옮긴 뒤 벽돌을 쌓고 시멘트를 부어 은닉한 혐의도 있다.
A씨의 범행은 지난 8월 누수공사를 위해 아파트 주민이 콘크리트 구조물 파쇄작업 중 시신이 담긴 여행용 가방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16년 만에 드러났다.
경찰은 이후 전담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고, 시신이 2006년부터 해당 주소지에 거주하다가 2011년 실종 신고된 B씨인 것을 확인했다. 아울러 부검을 통해 사망 원인을 둔기에 의한 머리 손상으로 규명했다.
경찰은 수사 끝에 당시 동거남이었던 A씨를 지난 19일 경남 양산의 주거지에서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조사 과정에서 필로폰 투약 사실이 확인돼 함께 수사 중이다.
경찰은 A씨의 범행 경위 등에 대해 보강수사 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