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탈교회’ 현상 가운데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입력 2024-09-22 14:41
‘탈기독교시대 교회’(두란노) 공동 저자인 마이클 그레이엄이 제시한 ‘대규모 탈교회 현상에 교회가 대처하는 법 3가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교회가 ‘뒷문’을 닫고 ‘앞문’을 열며 잘 훈련된 교인을 지역 사회로 파견하라”는 것이다. 사진은 문 앞에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30년 간 성인 4000만명이 교회를 떠났습니다. ‘대규모 탈(脫) 교회’ 시대 가운데 교회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지난해 12월 국내에 출간된 ‘탈기독교시대 교회’(두란노)의 공동 저자인 기독 매체 프로듀서 마이클 그레이엄이 미국 교회에 던진 질문이다. 그레이엄은 최근 미국 복음연합(TGC)에 기고한 글에서 30년간 미국 사회에 불어닥친 ‘대규모 탈교회’(The great dechurching) 현상에 교회가 대처하는 법 3가지를 제시했다.

‘탈기독교시대 교회’(두란노) 공동 저자인 마이클 그레이엄은 교회가 이사로 교회를 떠나는 성도와 면담하고 이주 지역에 건전한 교회 3~5곳을 추천해주는 '뒷문 사역'에 충실할 것을 권했다. 사진은 차를 마시며 성경공부 모임을 하는 여성들의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3가지 조언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교회가 ‘뒷문’을 닫고 ‘앞문’을 열며 잘 훈련된 교인을 지역 사회로 파견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뒷문은 각종 이유로 교회를 떠나는 이들에게 제공하는 일종의 ‘출구 전략’이다. 앞문은 이와 반대로 교회에 진입 가능성이 있는 이들을 향한 환대 사역을 뜻한다.

첫 번째 조언인 ‘뒷문을 닫으라’는 특히 이사로 지역 사회를 떠나는 성도에게 초점을 맞췄다. 그레이엄에 따르면 성도가 교회를 떠나는 제1순위 이유는 ‘이사’다. 그는 목회자가 이들 성도와 면담하고 이주 지역에 건전한 교회 3~5곳을 추천해줄 것을 권했다. 또 몇 달 간 주기적으로 연락하며 안부와 기도제목을 묻고 교회 탐색의 과정도 도울 것을 조언한다. 이는 “이사한 성도의 신앙은 물론 지역 사회의 견실한 성장에도 도움을 준다”는 이유다.

‘탈기독교시대 교회’(두란노) 저자 그레이엄은 “기독교가 퇴행적으로 비치는 가운데 복음을 전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가운데서 복음으로 이웃을 초대할 수 있도록 교회가 성도를 교육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했다. 사진은 한 여성이 상대에게 책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전개하는 모습. 게티이미지뱅크

두 번째는 교회가 ‘현관문을 열어’ 새로 온 이웃을 초대하고 환대하는 것이다. 새로 이주한 이들이 어렵지 않게 지역 교회를 찾아오도록 안내하는 데 중점을 두는 사역이다. 그레이엄은 외부인도 어렵지 않고 교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새신자 친화적인 웹사이트 구축’ 등을 조언했다.

마지막은 ‘일상서 복음을 전하도록 교회 성도를 훈련하는 것’이다. 그의 책 ‘탈기독교시대’에 실린 한 조사에 따르면 비신자의 35%와 교회를 떠난 ‘가나안 성도’ 17%는 ‘주변 사람이 초대하면 교회에 갈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레이엄은 “기독교가 퇴행적으로 비치는 가운데 복음을 전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 가운데서 복음으로 이웃을 초대할 수 있도록 교회가 성도를 교육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성도를 대상으로 ‘이웃을 교회에 초대하는 법 안내’ ‘일터 신앙 교육’ 등을 들었다.

그가 이들 전략에 앞서 무엇보다 강조한 건 ‘예수 그리스도가 그분의 교회를 세운다’는 것이다. 그레이엄은 “최고의 프로그램과 모범 사례를 갖추고 이웃 전도에 나서더라도 그 속에 성령의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어떤 것도 의미가 없다”며 “복음의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고 말씀으로 성도를 세워가는 일부터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