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물폭탄, 오늘은 극한호우…내일까지 영호남 비 피해 우려

입력 2024-09-21 17:12 수정 2024-09-21 19:48
호우경보가 발령된 충남 서산에 지난 20일부터 21일 오전 5시까지 249㎜의 물 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서산시 읍내동 저지대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제공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남부지방과 동해안에 21일 밤까지 최대 150㎜의 비가 예보되면서 비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21일 33호 열대저압부가 오후 3시쯤 흑산도 동남동쪽 40㎞ 해상에 이른 뒤 이날 저녁쯤 온대저기압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좁은 지역에 비를 퍼붓는 열대저압부와 달리 전선이 동반되는 온대저기압은 넓은 지역에 비를 내린다.

이에 남부지방은 온대저기압이 가까이 지나는 데 더해 정체전선까지 남하해 들어오면서 이날 밤까지 시간당 30~50㎜의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일부에는 시간당 강수량 70㎜ 안팎의 ‘극한호우’까지 예상된다. 동해안은 온대저기압과 우리나라를 차지한 고기압에서 동풍이 불어 들면서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폭우가 내린 21일 오전, 전북 김제시 봉남면의 한 마을에 전신주가 부러져있다. 전북자치도소방본부 제공

기상청은 21일 오전 11시 예보에서 길게는 22일까지 강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부산·울산·경남에 50~100㎜(부산·울산·경남남해안 최대 150㎜ 이상), 대구·경북·호남에 30~80㎜(호남 최대 120㎜ 이상, 대구·경북남부 최대 10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강원동해안·강원산지·충청·제주엔 20~60㎜(제주산지·중산간 최대 120㎜ 이상, 강원동해안·산지 최대 80㎜ 이상), 경기남부와 강원남부내륙엔 10~60㎜, 강원중북부내륙엔 5~30㎜, 서울·인천·경기북부엔 5㎜ 미만의 비가 추가로 예상된다.
강한 비가 내린 지난 2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한 폐차장에서 폐유가 유출돼 방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전남 구례소방서 제공

21일 낮까지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강원 영동과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비가 집중됐다.

20일 자정부터 21일 오후 3시까지 누적 강수량을 보면 제주 한라산 삼각봉에 568.5㎜, 경남 창원 425.2㎜, 강원 속초 319.0㎜, 전남 순천 299.2㎜, 부산 270.9㎜의 비가 쏟아졌다.

창원(21일 오후 3시까지 일강수량 293.5㎜), 상주(153.9㎜), 군산(144.7㎜), 장수(184.6㎜), 김해(296.8㎜), 양산(273.3㎜) 등에서는 기상관측 이래 9월 일 강수량 1위 기록이 경신됐다.

거센 비로 비 피해도 잇달았다. 이날 오전까지 전국 6개 시도에서 600여 명이 대피하고, 도로와 주택 침수도 각각 78건, 27건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