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전국 지지율이 동률로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 시에나대와 함께 지난 11~16일 전국에서 투표 의사를 밝힌 유권자 243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47%로 같았다고 보도했다. 오차범위는 ±3.0% 포인트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일 미국 ABC방송 주관으로 열린 두 후보의 첫 TV 토론 이후 표심이 반영됐다. 응답자의 67%는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에서 잘했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잘했다’는 평가는 40%, ‘못했다’는 응답은 56%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에서 판정승을 거두고도 전국 지지율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셈이다. 이에 대해 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대선 레이스에서 결정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대선의 승부를 결정할 경합주 7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근소하게 앞선다는 조사도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더힐과 에머슨대가 지난 15~18일 실시한 경합주 7곳 여론조사(주별 오차범위 ±3.0~3.3% 포인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50%대 47%) 애리조나(49%대 48%) 위스콘신(49%대 48%) 펜실베이니아(48%대 47%)에서 오차범위 내 우세로 나타났다.
해리스 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49%대 48%)와 미시간(49%대 47%)에서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안에서 따돌렸다. 네바다의 경우 두 후보가 각각 48%씩 지지를 얻어 동률을 나타냈다.
다만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는 여론조사 기관마다 다른 결과가 나왔다. NYT가 펜실베이니아의 투표 의향을 가진 유권자 10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50%로, 트럼프 전 대통령(46%)을 4% 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12~16일 실시해 이날 공개한 펜실베이니아 여론조사(오차범위 ±3.6% 포인트)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48%,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로 초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펜실베이니아의 선거인단은 19명으로 경합주에서 가장 많다. 대선에 세 번째로 도전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선에 성공했던 2016년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1% 포인트 이내로 앞질렀고, 재선에 실패한 2020년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1% 포인트 차이로 졌다.
경합주 판세와 관련해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해리스 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유일한 희망은 남부 공략에 있다”며 “조지아의 흑인 남성, 노스캐롤라이나의 온건 공화당원의 표심을 얻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