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석 연휴 기간 고향 주민들에게 주식을 사지 말라고 조언했다고 밝혔다. 경제정책 부재와 불합리한 시장 질서 탓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로, 당 차원의 금융투자소득세 공개 토론회를 앞두고 나온 언급이다.
이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하루에 버스가 한 번밖에 안 들어오는 오지의 노인들이 ‘우리 주식 팔아야 하느냐’고 물어오더라”며 “솔직히 ‘지금 상태라면 안 사는 것이 좋겠다’고 얘기해드렸다. 얼마나 슬픈 얘기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한국 주식 시장이 외국보다 빨리 떨어지고 덜 오른다며 “미래에 대한 비전이 없는 암담한 상황”으로 규정했다. 최대 책임자로는 정부를 지목했다. 그는 “정부가 재생에너지 문제엔 전혀 대책을 제공하지 않고 R&D 예산은 대규모 삭감했다”며 “소위 국제 투자기관들이 대한민국에 투자를 하겠느냐”고 물었다.
주식시장 자체의 불합리성도 지적했다. 알짜 사업은 물적 분할로 빠지고, 일반적 주식은 전망이 안 좋으니 투자자 손해만 되풀이된다는 것이다. 세금 문제 또한 거론됐다. 이 대표는 “이 불공정한 시장에 누가 장기 투자를 하려고 하겠느냐”며 “거기다 최근에 세금 문제까지 정치적으로 공세가 이뤄지다 보니 그 원망하는 마음이 분출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명절 동안 고향인 경북 안동 일대를 돌아본 이 대표는 의료 문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특히 높았다고도 전했다. 이 대표는 “안 그래도 (병원까지) 30~40분 걸리는데 이젠 응급실에 가도 안 받아준다 하니 ‘절대 아프면 안 된다’고 다짐하고 계시더라”며 “제가 명색이 제1야당 대푠데 말을 못했다”고 털어놨다.
의료 민영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했다. 이 대표는 “그중 어떤 어머니께선 ‘우리 그럼 사보험 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며 “그 말씀을 들으니 (정부가) 혹시 이것이 영 안되면 의료 민영화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커졌다”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