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KBS)의 수신료 분리 납부 한 달 만에 수납률이 10% 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19일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KBS로부터 제출받은 월 TV 수신료 징수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을 기점으로 수신료 수납률이 97.8%에서 85.6%로 하락했다. 이에 수신료 수입 또한 약 65억원 줄었다.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되던 KBS와 한국교육방송(EBS) 수신료 수납률은 95% 이상을 보여왔다. 올해 가장 낮은 수납률을 보인 2월의 수납률 또한 95%로 KBS는 549억7000만원을 수신료로 징수했다. 가장 높은 달이었던 6월에는 567억6000만원을 거둬 수납률 99.7%를 기록하기도 했다. 2022년과 지난해에는 수납률이 100%인 달들도 다수였다.
결국 수신료 분리 징수로 재정이 악화할 것이라는 KBS의 전망이 현실화한 셈이다. 앞서 KBS는 올해 종합예산안에서 분리 징수로 수신료 수입이 지난해보다 2600억원 감소해 1431억원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KBS·EBS 수신료와 전기요금 분리 징수는 최근 시행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7월 KBS·EBS의 수신료 월 2500원을 전기요금과 분리해 징수하는 내용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수신료를 전기요금에서 분리하고 싶은 자동이체 고객은 납기 마감 전 한국전력공사에 전화해 신청하면 따로 낼 수 있다.
한편 KBS는 수신료 분리 징수 등으로 심화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무급휴직 등을 추진 중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등에 따르면 KBS는 21일 이사회에서 무급휴직 시행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무급휴직은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지 않아 큰 이견이 없으면 세부 계획안이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KBS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무급휴직을 하는 것은 1973년 창립 이래 처음이다.
KBS는 올해 1월 희망퇴직과 특별명예퇴직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난달에도 2차 희망퇴직·특별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현재까지 1·2차 희망퇴직·특별명예퇴직으로 87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