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부부인 오현석(47)씨는 뇌병변 장애를 앓던 네 살 딸 미현이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냈다. 탄식의 기도만 드리며 지내던 어느 날 문득 온라인에서 한 아프리카 아이가 수어를 하는 영상을 보게 됐다. 놀라고 반가운 마음에 무슨 내용인가 하고 보니 ‘OCC선물상자’를 받고 행복해하며 감사 인사하는 내용이었다.
오씨는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과 선물 받은 아이들이 예수님에 대해 배우는 장면도 봤다”며 “정말 마음속에 깊은 울림이 있었다”고 수어로 전했다. 이어 “이제는 우리 미현이에게 주고 싶어도 선물을 줄 수 없지 않으냐”며 “하지만 미현이에게 주지 못하는 그 마음을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실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사마리안퍼스코리아(오기선 대표)가 19일 전한 오씨의 사연이다.
사마리안퍼스코리아에 따르면 오씨의 딸 미현이는 2016년 목에 탯줄을 감고 태어나 뇌병변 장애 판정을 받았다. 3년 동안 많은 치료와 수술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미현이가 네 살이 되던 2020년 먼저 천국에 가게 됐다. 오씨는 딸을 먼저 하늘로 보낸 뒤 고통스러운 어둠의 터널을 지났지만, “미현이처럼 주위의 아픈 사람들을 도우며 살겠다”는 다짐의 기도도 드렸다.
그렇게 우연히 OCC선물상자 사역을 알게 된 오씨는 딸 미현이를 생각하며 재작년부터 사마리안퍼스코리아가 펼치는 OCC선물상자 사역에 동참했고, 올해는 기부금도 전달했다. OCC선물상자 사역은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전 세계 175개국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매개체인 ‘선물’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가장 큰 규모의 어린이전도 사역 중 하나이다. 1993년 미국 본부 사마리안퍼스에서 시작됐다. 사마리안퍼스코리아는 2020년 이 사역을 국내에서 처음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한국에서 모은 3만7000여개의 OCC선물상자를 복음과 함께 몽골, 우크라이나, 필리핀의 어린이들에게 전했다.
사마리안퍼스코리아는 올해도 오씨와 같은 후원자들과 함께 OCC선물상자 사역을 진행 중이다. 오는 11월 4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사역에 동참할 후원자를 신청받는다. 올해 모인 선물상자는 12월 말 해외 배송을 시작해 우크라이나, 필리핀, 몽골 어린이에게 복음과 함께 전해질 예정이다. OCC선물상자 사역은 단순한 선물로 끝나지 않고 현지 협력교회와 자원봉사자를 통해 어린이들이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도록 12과로 된 제자양육과정인 ‘가장 위대한 여정’으로 이어진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