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MRI 운영체계를 재부팅해야 합니다. 여기서 MRI는 자기공명영상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28장 18~20절 대위임명령을 통해 교회에 말씀합니다. ‘너희는 가서’ 선교적(Missional) 사명입니다. ‘제자로 삼아’ 관계적(Relational) 사명입니다. ‘모든 민족을’ 성육신적(Incarnational) 사명입니다. 온 세상으로 가서(M)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를 만들고(R) 모든 문화권에서 눈높이를 맞추라는(I) 의미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교회는 선교적이기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기를 추구해 세상으로 가기(Go)보다 교회 안으로 오라(Come)고 합니다. 성육신의 낮은 자세가 아니라 식민주의의 강압적 자세를 보이기 쉽습니다. 교회의 변화는 사도적 MRI 운영체계를 재부팅하는 데서 시작해야 합니다.”
레너드 스위트(63) 미국 드루대학교 스탠리 존스 전도학 석좌교수는 교회에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서 MRI 시스템을 말했다.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마 28:20)는 예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땅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통해 교회는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고 전했다. 2024 국민미션포럼 ‘다가올 미래, 위기인가 기회인가’-DNA 미니스트리 목회전략 콘퍼런스 기조 강연자로 내한을 앞두고 있는 스위트 교수와 18일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스위트 교수는 ‘다가올 미래’와 관련 “불과 몇 년 안에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5G 로봇공학 등이 결합된 ‘감각의 인터넷(IoS, The internet of Senses)’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IoS는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을 인지하는 뇌를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연결해, 생각만 하면 바로 실행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스위트 교수는 “뇌를 인터페이스로 사용하면 키보드 마우스 게임콘트롤러 등 모든 디지털 기기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사라지고 사용자는 명령에 대해 생각만 하면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은 터치스크린 없이도 작동하게 되는 세상”이라고 전했다.
스위트 교수는 이런 세상이 곧 ‘디지털 지옥(Digital Inferno)’이라고 전했다. 그는 ‘MAAMA가 지배하는 GRAIN의 미래’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MAAMA는 메타(M) 알파벳(A) 아마존(A) 마이크로소프트(M) 애플(A)의 초거대 테크기업을 일컬으며, GRAIN은 유전공학(G) 로봇공학(R) 인공지능(A) 정보기술(I) 나노기술(N)을 말한다. 소수의 초거대기업이 지능형 인공지능으로 전세계 자원을 빨아들이고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생각해 보자고 전한다. 그는 “한국은 디지털 기술에 있어 앞서 있다”며 “한국이 이 기술을 책임감 있고 윤리적으로, 그리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는 방법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선두 주자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GRAIN의 첨단 과학자들이 신학자 윤리학자 목회자 상담전문가와 대화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세계적 기독교 미래학자로 불리는 스위트 교수는 “하나님의 교회는 승리할 것이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 수단 장소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박사과정 학생들과 저술한 책 ‘Telos’를 언급하며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뒤에서 과거로 밀어내는 것보다 앞서서 미래로 끌어당기신다는 것을 교회가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변화에 저항하는 교회에 대해선 ‘변화 아니면 죽음(COD, Change or Die)’의 경구를 기억하자고 전했다. 그는 “죽음에 대한 의학적 정의는 변하지 않는 몸”이라며 “삶의 역설은 그대로 유지되려면 끊임없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스위트 교수는 미국 서부 워싱턴주에 머물 때도 뉴욕의 동부 시간에 맞춰 2~3시간 앞선 생활을 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새벽기도회를 준비하는 한국의 많은 목회자처럼 오전 2~3시에 일어나 읽고 쓰기 시작한다고 전했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그리스도인’ 순위에 들곤 하는 그는 정작 “영향력 있는(Influential) 이란 말을 싫어한다”면서 “오직 갓인플루언서, 주님의 영향력만 미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스위트 교수는 다음 달 1일 서울 오륜교회에서 진행하는 2024 국민미션포럼에서 ‘디지털 지옥: 인공지능 시대의 신앙’에 관해 강연할 예정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