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비·이단 종교 단체들이 추석을 빌미로 소외계층에 다가가고 있어 경계가 필요하다. 이단 전문가들은 이들이 봉사와 지원을 앞세우지만 결국 최종 목적은 이단 교리 포교에 있다며 주의를 요청했다.
18일 지역 언론들은 앞다투어 추석 연휴를 맞아 소외계층 등에 선물 전하고 봉사에 나선 사이비·이단들의 나눔 현장 소식을 전했다.
이들 언론에 따르면 한국교회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김주철 총회장·하나님의교회)는 설립 60주년을 맞았다며 약 2억5000만원 어치의 식료품 5000세트를 전국 230여 관공서에 기탁했다. 이 물품들은 지역 내 홀몸 어르신·한부모·조손·다문화·장애인·청소년 가장 가정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만희 교주) 역시 전국의 각 지파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 경로당 어르신들을 초청해 매년 ‘효(孝) 잔치’를 진행해 온 사실도 전해졌다.
이단들은 이를 두고 포교 목적 없이 소외계층을 위해 순수한 의도로 봉사와 지원에 나선 것이라 주장한다. 하지만 이단 전문가들은 대부분 그 대상이 지역 내 소외계층과 노약자를 향한 만큼 대사회 이미지 개선을 꾀하며 결국은 이단 교리를 자연스레 전하려는 목적이 숨겨져 있다고 지적한다. 이단으로 규정된 자기 단체에 대한 사람들의 거부감과 반감을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는 취지다. 실제로 지역 언론들은 이단들의 봉사와 지원 소식뿐 아니라 이들 단체가 펼치는 여타의 대사회 공헌 사업, 나아가 홍보성 짙은 단체 정보 등도 상세히 소개했다.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소외계층은 한껏 외로움을 느낄 명절에 이단들의 이런 나눔과 봉사에 더 마음을 열기 마련이다”며 “포교로 연결 짓지 않는다는 이단들의 주장과 달리 실제로 평소보다 몇 배 이상의 포교 효과가 있는 만큼 섬김을 통해 관계를 형성한 뒤 지속해서 포교의 미끼를 던져가며 접근하려는 것이다”고 분석했다.
탁 소장은 이어 “관공서 등에서는 이단들의 봉사와 지원을 거부하기가 어렵다 보니 무엇보다 지역 교회의 연합적 대처가 중요하다”며 “지역 내 기독교연합회 등이 이단 정보를 지역사회와 지속해서 공유하고, 적극적으로 지역사회를 위한 섬김에 나서며 이단들을 걸러낼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 명절은 이단에 빠진 가족과 친척이 많이 드러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탁 소장은 “가족과 친척이 정통교회 신앙을 잘 갖고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명절이면 가족이 이단에 빠졌다며 도움을 요청하는 연락이 많이 온다”고 했다. 탁 소장은 이에 “장로회를 표방하는 교단만 300개가 넘는 현실에서 이단 정보 리스트를 공유하는 등 고향 교회를 지킬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