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인 바이블] ③출애굽 사건에 나타난 하나님의 관심

입력 2024-09-18 09:00 수정 2024-09-18 09:00

‘하나님의 선교’ 개념은 칼 하르텐슈타인에 의해 주창되고 독일 선교학자 호켄다이크에 의해 에큐메니컬 진영으로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발전했다. 이는 하나님께서 선교의 주인 되시며 교회는 그의 뜻을 따라 선교에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었다는 점에서 선교 신학에 이바지한 바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교회가 따르고 순종해야 하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이냐는 점이다. 하나님의 뜻을 정확히 알아야 그에 맞는 선교를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성경의 여러 사건 중에서 특별히 해방과 인간화 사역의 가장 대표적인 역사로 손꼽히는 출애굽 과정에서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을 심도 있게 분석하면서 하나님의 뜻 또는 하나님의 주된 관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출애굽 사건을 기록하는 있는 출애굽기 말씀들을 자세히 보면 하나님께서 출애굽 사건을 행하시는 목적과 연관해 반복돼 나타나는 표현들이 있다. 가장 많이 나타나는 말씀은 ‘애굽’, ‘이스라엘’, ‘온 천하로 하여금 하나님을 알도록 하는 것’이라는 표현이다. 예를 들면 “애굽 사람이 나를 여호와인 줄 알리라.(출 7:5,17)”, “우리 하나님 여호와와 같은 이가 없는 줄을 알게 하리니. (출 8:10)”, “내가 너를 세웠음은 나의 능력을 네게 보이고 내 이름이 온 천하에 전파되게 하려 하였음이니라. (출 9:16)” 등의 말씀이다. 이런 말씀에 대해 미국 구약학 교수 존 더햄은 “여호와가 살아 계시며 전능하신 분이라는 사실을 바로와 바로의 백성, 이스라엘에 입증해 보여 주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하나님의 뜻은 백성들이 하나님을 바로 알게 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둘째, 하나님을 섬기라는 말씀이다. 예를 들어 “나를 왕에게 보내어 이르시되 내 백성을 보내라 그러면 그들이 광야에서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 7:16)”, “여호와의 말씀에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 8:1)”,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을 보내라 그러면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출 8:20)”, “내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섬길 것이니라. (출 9:13)” 등의 말씀들이다. 이 말씀을 볼 때 하나님께서 지니신 출애굽 사건의 목적은 하나님께 진정한 예배를 올리는 백성을 만드는 것에 있다.

셋째, 출애굽 사건에 나타난 하나님의 뜻은 이스라엘과 언약을 맺으시고 이스라엘이 온 세상을 하나님께로 이끄는 제사장 나라가 되도록 하는 데 있었다. 아브라함과 언약을 맺으신 하나님께서는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창 12:3)”고 하시며 아브라함의 후손인 이스라엘을 ‘제사장 나라와 거룩한 백성’으로 만드시고 언약을 맺으셨다(출 19:6). 이에 대해 신학자 크리스토퍼 라이트는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 전체에게 열방 가운데서 그분의 제사장이 되는 역할을 부여하신다”면서 “하나님의 뜻은 제사장 나라 형성에 있다”고 언급했다.

정리하자면 출애굽 사건에 관한 말씀 중 흔히 기대하는 해방 투쟁 인권 복지 등에 관한 얘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출애굽 사건은 우리가 기대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는 사건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생활에 불만을 느끼고 다시 이집트로 가자고 주장한 이들도 많았다. 출애굽은 외형적으로 보면 정치적 해방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제사장 나라를 형성해 그들과 함께 구원사를 이루시고자 하는 데에 하나님의 주된 목적이 있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따라야 할 하나님의 뜻인 것이다.

◆안승오 교수는 장로회신학대 신학대학원과 미국 풀러신학대 선교대학원을 마쳤다. 필리핀 선교사로 활동했고 현재는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과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리=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