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센터·힐링세미나? ‘복음 황금어장’ 軍 이단침투 경계태세 나서야

입력 2024-09-18 08:00 수정 2024-09-18 08:00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국민일보 DB

국내 주요 개신교 교단에서 이단·사이비로 규정한 단체들이 ‘복음의 황금어장’ 군대 포교 활동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군선교연합기관들은 즉각 사태 파악 및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군 선교센터 건축과 세미나 등 여러 형태로 이뤄지고 있어 군 선교에 대한 한국교계의 관심이 요구된다.

1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안식교)는 지난달 충남 논산시 연무읍 안심리 부지에서 군 선교센터 착공에 들어섰다. 안식교는 국내 주요 개신교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을 비롯해 예장고신, 기독교대한감리회 등에서 왜곡된 구원론과 계시론 등의 사유로 이단으로 규정된 단체다.

안식교 내부 기관지인 재림신문에 따르면 이들 단체는 38억원 예산을 들여 1068평(3530㎡) 대지면적에 122평(403㎡) 규모 건축면적으로 지상 4층 규모의 군 선교센터를 짓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산IC에서 약 5㎞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육군훈련소와의 거리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재림신문은 “군 선교센터는 재림군인 휴식 및 신앙 지원 외에도 이 지역에 근무하는 군인과 가족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한국 재림교회 숙원 중 하나인 군 복음화를 이루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군 선교센터가 단순 안식교의 자체 휴양시설이 아닌 군 선교의 시설로 사용될 것으로 해석된다.

이단 단체의 군 관련 활동은 더 있다.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하나님의교회)는 최근 경기도 연천군 한 건물에서 세미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 선교 관계자에 따르면 하나님의교회 측은 ○사단에 위문 행사 협조의 요청을 수차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단 측에선 거절한 것으로 파악됐으나, 군 안팎으로 하나님의교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군 선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수면 위로 드러난 이들 단체 외에도 부대 곳곳에는 여전히 이단·사이비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이 군 선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탁지원 현대종교 소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군 선교는 한국교회에서 ‘복음의 황금어장’이라고 불리는 곳이지만 이는 이단들에게도 마찬가지”라면서 “청년 시절은 취업이나 학업 등의 사유로 정서적으로 힘겨운 기간인데, 특히 군대에 있는 기간은 사회와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정서적인 불안감이 증폭되는 때다. 군에 있는 청년들은 이단에 미혹되기 쉬운 환경에 놓이기에 이단들이 더 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청년들이 이단 단체에 쉽게 빠지기 쉬운 시절인 건 숫자로도 파악된다. 목회데이터연구소와 바이블백신센터가 지난해 발표한 ‘한국교회 이단 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단 신자들이 평균적으로 활동을 시작하는 나이는 만 21.8세로 나타났다.

탁 소장은 “한국교회가 이단·사이비 단체들이 헌법 테두리 안에서도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킨 단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면서도 “또 군 장병들이 입대하고 장병들의 일방적인 소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닌 이들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이사장 김삼환 목사)는 육·해·공군 군목단에 이단 경계 공지와 함께 이단에 속한 장병을 군인교회 교사나 군종병으로 위촉하지 않도록 철저한 신앙교육 및 분별 필요성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하달할 방침이다. 양재준 군선교연합회 총무는 “군선교연합회는 이 같은 이단 단체의 활동을 군 관계자와 유기적으로 협조·파악해 적극적으로 조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