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의에 빠진 지진 피해 이웃에게 용기와 소망 전한 ‘이 책’은

입력 2024-09-16 08:00
한국교회의 후원으로 제작된 튀르키예어 신약 1만800부가 실린 컨테이너가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시 대한성서공회 반포센터 내 트럭에 실려있다. 대한성서공회 제공

한국교회 후원으로 제작한 ‘튀르키예어 신약’ 1만800부가 지난해 대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을 포함한 튀르키예 전역 교회에 보급된다.

대한성서공회(이사장 김경원 목사)는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시 반포센터에서 튀르키예 교회와 튀르키예성서공회에 전달할 튀르키예어 신약성경 3차 발송분을 보냈다고 16일 밝혔다.

튀르키예성서공회는 지난 2월 튀르키예 대지진으로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고 실의에 빠진 이들이 급속도로 증가하자 각국 성서공회에 성경 지원을 요청했다. “지진 피해로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은 당장 필요한 물품이 채워져도 마음속 공허함을 물리치기 힘들다”는 이유였다. “하나님의 말씀은 최고의 치유이며 튀르키예에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말씀이 필요하다”는 튀르키예성서공회의 호소에 응답해 대한성서공회는 지난해 3월부터 ‘튀르키예어 성경 기증 모금’을 시작했다.

튀르키예성서공회 요청으로 한국교회의 후원을 받아 대한성서공회가 제작한 튀르키예어 성경들. 대한성서공회 홈페이지 캡처

한국교회의 후원이 빠르게 답지하면서 대한성서공회는 2달 뒤인 지난해 5월 18일 튀르키예어 신약성경 1만5873부를 국내서 제작해 현지로 발송했다. 같은 해 8월 17일엔 튀르키예어 신약 2985부와 어린이 그림 성경 5000부로 총 7985부를 보내는 2차 발송도 진행했다. 이번 3차 발송분까지 더하면 현재까지 한국교회가 튀르키예에 보낸 현지어 성경은 모두 3만4658부에 달한다.

대한성서공회가 2차 발송분에 보낸 어린이 성경을 받기 위해 줄을 선 현지 어린이들. 대한성서공회 제공

튀르키예로 도착한 이들 성경은 수도 이스탄불에 있는 튀르키예성서공회를 거쳐 튀르키예 전역의 지역 교회로 배부된다. 이슬람권인 튀르키예의 성경 보급을 책임지는 이 공회 총무는 1차 발송분을 받은 뒤 “저희의 간절한 필요에 적극 대응해준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대한성서공회에 익명으로 보내왔다. 그는 “튀르키예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덮친 대지진은 수백만 명에게 영향을 끼쳤다”며 “도움이 필요한 여러 교회와 사람들에게 전할 성경을 요청했는데 꿈에도 생각지 못한 놀라운 규모의 후원이 들어왔다”고 전했다. 이어 “이 성경을 받을 이들이 성령의 인도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삶이 변화되길 함께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튀르키예의 한 지역 교회에 모인 주민들 모습. 대한성서공회 제공

어린이 성경이 포함된 2차 발송분을 받은 이후로도 소식을 전했다. 튀르키예성서공회 총무는 “교회에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본 주민들이 자녀들을 지역 교회로 데리고 오는 모습을 접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 크게 마음을 열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밝혔다.

대한성서공회 이후로도 한국교회와 협력해 튀르키예 성경 보급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한성서공회 관계자는 “대지진 이후 여전히 어려운 상황 가운데 있는 이들이 보내지는 성경을 통해 접하는 하나님 말씀으로 다시 일어설 용기와 소망을 갖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