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맏아들, 아이티 이민자 IQ 비하…NYT “인종차별”

입력 2024-09-15 10:19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맏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의 지능이 낮다고 비하했다. 그의 아버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TV토론에서 아이티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를 조장해 논란이 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 12일 보수 방송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티의 인구통계학적 구성과 평균 IQ(지능지수)를 보라”며 “여러분의 나라로 제3세계를 수입하면 여러분이 제3세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종차별이 아니라 그냥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인종이나 국적을 지능과 연관 짓는 것은 사이비 과학을 이용해 특정 인종의 열세나 우위를 주장하는 과학적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다. IQ의 신뢰성 자체에 대한 비판도 많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미국 대통령 선거 TV토론에서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로 이주한 아이티 이민자들이 이웃 주민의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 주장 이후 스프링필드시 곳곳에 폭탄 테러 위협이 이어졌고 아이티 이민자들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유세에서도 이민자를 향한 적대적인 언사를 이어갔다. 그는 “우리는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부(DHS), 다른 연방 부처 요원들을 동원해 오로라를 해방할 것”이라며 “내가 이런 말을 한다는 게 믿기지 않겠지만, 우리는 우리나라 일부를 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발언이 베네수엘라 출신 갱단이 콜로라도주 오로라시의 건물들을 장악하고 있다는 소문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콜로라도 경찰을 인용해 “베네수엘라 갱단이 콜로라도에 존재하긴 하지만 그들의 영향력이 과장됐다”고 보도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