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을 굽고 커피를 내리며 생태적 삶을 생각한다. 두부 파스타 등 친환경 먹거리를 통해 교회의 환대 정신을 기리고 화평의 식탁을 이루려 노력한다.
생태목회연구소(소장 이은경 목사)는 ‘구석구석 녹색교회 탐방2-먹거리로 환대의 삶을 열어가는 교회들’ 책자를 발간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2월 발간한 제1권 ‘구석구석 녹색교회 탐방-생태적 삶을 열어가는 교회들’에 이어 제2권에서는 10곳의 교회와 기관 이야기를 담았다. 생태적 삶은 기본으로 스며있고 먹거리를 통해 환대를 실천하는 곳들이다.
충북 충주베델교회 황효덕 목사는 ‘빵 굽는 키다리 아저씨’로 불린다. ‘목회는 교회뿐만 아니라, 마을의 모든 이웃을 위해야 한다’는 정성으로 마을목회를 이어온 황 목사는 ‘빵 미니스트리’를 통해 20년 넘게 어려운 이웃에게 빵을 만들어 나눈다. ‘사랑나눔빵 장학회’를 만들어 어려운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가도록 돕는다. 재료는 수입산 밀가루가 아닌 우리 밀, 청정 환경에서 목초를 뜯고 자란 우유로 만든 앵커 버터를 쓰고, 설탕도 유기농을 고집한다. 먹거리 재료가 식탁으로 오기까지 거리를 뜻하는 푸드 마일리지를 줄여 탄소 배출을 저감하는 일에도 공을 들인다.
경기도 화성 평화교회(이수기 목사) 역시 빵을 필요로 하는 노숙인 장애인 수감자 소년범 등을 위해 빵을 굽기 시작했다. 하루에 보통 500개를 굽고 성탄절에는 케이크도 추가 제작한다. 장정 5000명이 먹고도 열두 광주리가 남았던 기적을 생각하며 빵으로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들을 도우려고 사역 단체 ‘트웰브 바스켓’도 운영한다.
파스타와 미트볼 샌드위치, 요거트와 아이스크림과 샐러드 등을 맛볼 수 있는 세종시의 ‘비스트로 세종’ ‘미트볼 스테이션’ ‘연서그라운드 목장체험’ 등은 이음교회(장부 목사)가 청년 일자리와 지역 상생 프로젝트를 위해 창업한 곳이다.
인천 강화군의 ‘콩세알’은 일벗교회(서정훈 목사)가 사회적 농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으로 친환경 두부를 만든다. 콩 세 알은 우리 조상들이 콩을 심을 때 세 알씩 심은 것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한 알은 벌레나 새를 위해, 한 알은 이웃과 나누기 위해, 마지막 한 알은 심고 가꾼 자신이 먹기 위한 것임을 기억한다. 공생 나눔 자립의 가치를 담고 있다.
책에는 푸드뱅크를 운영하며 성찬식을 위한 전병을 만드는 인천 미문의 일꾼교회, 회랑뿐만 아니라 이젠 카페도 있는 삼척 방주교회, 학교밖 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카페 ‘자연담는 걸작’, 도농 상생을 꿈꾸는 ‘서로살림농도생협’은 물론 국민일보에서 심층 보도한 ‘커피마을’ 고양 참포도나무교회와 ‘까페 외할머니’ 인천 등불교회도 소개돼 있다.
이은경 생태목회연구소장은 머리말에서 “곳곳에서 마을을 돌보며 주민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목회하는 멋진 목사님들이 많이 계셔서 감사하고 뿌듯하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책을 읽는 여러분이 이제 우리의 동역자”라며 “기후위기 시대를 건너기 위한 생태적 걸음에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