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매각 본계약 또 연기… KCGI “연휴 이후 할 것”

입력 2024-09-13 16:54

한양증권 매각 본계약 일정이 또 연기됐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CGI와 한양증권 최대주주 한양학원 간 본계약이 두 차례 연기되며 시장에서는 KCGI가 자금 조달 단계부터 막힌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내놓고 있다. 이날 한양증권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82% 급락한 1만6130원에 마감했다.

13일 한양증권은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한양학원과 매각 한양증권 지분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KCGI가 합의에 따라 협상 기한을 9월 20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최초 협상 기한은 6일이었지만 양측은 협상 기한을 13일까지 일주일 늘린 바 있다. 이날 일주일 추가 연장한 것이다.

계약이 미뤄지는 배경으로는 KCGI의 자금 조달 사정이 거론된다. KCGI는 한양증권 보통주 376만6973주(29.6%)에 대해 주당 6만5000원을 적용해 2448억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했다. 이날 한양증권 종가(1만6130원) 대비 지나치게 높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책정해 인수 자금을 댈 출자자(LP)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격 협상도 마무리되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LF가 제시한 주당 5만3000원과 가격 차이가 커 KCGI가 가격을 낮춰 달라고 나서면서 본계약에 이르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KCGI는 시장에서 거론하는 두 가지 해석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KCGI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가격 협상은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됐다. 일주일 연장 한 것이지만 영업일 기준으로는 이틀 더 연장된 것이다”라며 “명절 연휴 이후 최종적으로 사인하는 것으로 합의한 것으로 안다. 쟁점이 될만한 부분은 모두 해소됐다”고 해명했다.

출자자 확보도 마무리됐다는 게 KCGI의 입장이다. KCGI 관계자는 “부차적인 문제만 남겨두고 있다. 법률적인 검토 등이 필요해 서두르지 않고 연장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본계약이 성사돼도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통과해야 한다. KCGI는 이미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인수한 경험이 있지만, 한양증권을 인수하는 펀드에 출자한 OK금융그룹 등 LP들에 대한 적격성도 모두 따지게 된다. KCGI와 한양학원의 최종 계약이 무산될 때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LF그룹에게 협상 기회가 넘어가게 된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