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공진능 헷걀리께 만둘 쑤 있닳” 엉터리 한국어 번역하는 ‘추론’ 챗GPT

입력 2024-09-13 16:36

“직우상 얻떤 번역깃돋 일끌 슈 없쥐많 한국인듦은 쉽게 앗랍볼 수 있는 한끌의 암혼화 방펍잇 잊다(지구상 어떤 번역기도 읽을 수 없지만 한국인들은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한글의 암호화 방법이 있다)”

소리 내어 읽으면 뜻을 이해할 수 있지만 자음과 모음을 제멋대로 표기해 AI 번역이 불가능했던 엉터리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챗GPT 모델이 공개됐다. 새로 공개된 챗GPT 모델에는 추론 능력이 탑재돼 이전보다 사고력이 향상됐다.

챗GPT의 개발사 오픈 AI는 추론 능력을 갖춘 새 챗GPT 모델 ‘오픈AI o1(오원)’을 출시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o1은 오픈AI가 그동안 ‘스트로베리(Strawberry)’라는 코드명으로 추론 능력에 초점을 두고 개발해온 AI 모델이다.

오픈AI 수석 과학자인 야쿱 파초키는 “챗GPT와 같은 이전 모델은 질문을 하면 즉시 응답하기 시작하지만 이 모델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영어로 문제를 생각하고 분석하고 각도를 찾아 최선의 해답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엉터리 한국어를 번역한 챗GPT 모델 'o1'. 오픈AI 유튜브 캡처

오픈AI는 o1의 추론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코딩, 번역, 수학 문제, 양자물리학 등을 제시했다. 특히 외국인은 읽을 수 없지만 한국인은 이해할 수 있게 작성한 ‘엉터리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기능이 주목받았다.

예를 들어 “윈공진능 몹델들됴 헷걀리께 만둘 쑤 있닳(인공지능 모델들도 헷갈리게 만들 수 있다)”고 적힌 문장을 “It can even confuse AI models”라고 번역하는 식이다. 이전의 번역 소프트웨어는 자음과 모음의 조화를 오류로 인식해 번역하지 못 했던 문장이다.

구글 번역 캡처

같은 문장을 구글 번역에 입력하면 “I'm confused about the Win-Gong-Jin-Neng, so I'll make some dumplings(나는 ‘윈공진능’에 당황했다. 그래서 난 만두를 만들 것이다)”라고 번역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이 모델을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칭하며 “범용의 복잡한 문제를 추론할 수 있는 AI”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기술에는 여전히 결함이 있고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o1 공개는 오픈AI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픈AI는 1500억달러(약 200조)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평가 받으며 65억달러(8조6000억원)의 펀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펀딩에는 기존의 마이크로소프트 외에도 애플, 엔비디아 등도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