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앙은행 금리인하 속도… 금값 또 사상 최대치

입력 2024-09-13 13:37

주요국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완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등에서 앞장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국제 금값은 주요국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에 대비한 투자자 수요가 늘면서 사상 최대치로 치솟았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과 캐나다, 영국, 스위스 등 10대 선진국 중앙은행 가운데 6곳이 통화정책 완화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ECB는 이날 예금 금리를 연 3.75%에서 3.50%로 0.25% 포인트 내리는 등 정책금리를 인하했다. ECB는 지난 6월 역대 최고 수준이던 정책금리를 낮추면서 1년11개월 만에 통화정책을 전환했다. 이번이 올해 두 번째 금리 인하다. 시장에서는 내수 부진 등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고, 물가 상승세는 주춤한 것으로 확인하면서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고 분석한다.

캐나다는 지난 4일 통화정책 회의를 통해 3회 연속으로 금리를 내렸다. 다음 달에도 추가 인하가 예상된다. 지난 3월에 서방 국가 중 가장 먼저 금리를 내린 스위스는 6월에 추가로 금리를 내렸다. 이달에도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스웨덴도 5월에 이어 이달 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달 통화정책 전환을 시작한 뉴질랜드와 영국도 4분기에 한 차례 0.25% 포인트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 연준이 오는 17~18일 FOMC에서 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통화정책 완화에 동참할 것으로 내다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에선 연준이 이달 FOMC에서 금리를 내릴 확률을 100%로 판단한다. 의견이 엇갈리는 지점은 인하 폭이다. 최근 발표된 경제 지표가 혼조세를 보여 ‘빅컷(0.5% 포인트)’과 ‘베이비컷(0.25% 포인트)’ 예측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베이비컷에 조금 더 무게를 둔다.

국제 금값은 급등하는 중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동부 표준시 12일 오후 2시 10분 기준으로 금값이 온스당 2554.05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hedge·위험 회피) 수단이다. 유동성이 늘면서 발생하는 자산 가격 변동을 금 투자로 회피할 수 있다는 쪽으로 투자심리가 움직이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금리 인하와 신흥국 금 매입에 힘입어 내년 초에 금값이 온스당 27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