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러스 기아와 ‘쇼메이커’ 허수가 선발전 불패 기록을 이어나갔다.
디플 기아는 12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월드 챔피언십 지역 대표 선발전 1라운드 경기에서 T1에 3대 2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LCK 3시드 자격을 획득, 월즈 참가를 확정지었다.
선발전만 치렀다 하면 이기는 디플 기아다.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에 데뷔한 해였던 2019년부터 선발전에 대한 좋은 기억을 만들었다. 당시 킹존 드래곤X(現 DRX)와 풀 세트 접전을 벌인 끝에 월즈행 티켓을 따냈고, 8강에 진출했다. 첫해의 경험을 거름 삼아서 이듬해엔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렸다.
유리할 때는 누르는 힘이, 언더도그일 때는 상대를 뒤엎는 힘이 셌다. 2022년에는 리브 샌드박스(現 BNK 피어엑스)를 잡아 3번 시드를 따냈다. 상대보다 전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던 이들은 업셋을 허용하지 않고서 3대 1 승리를 거뒀다. 2023년에는 DRX를 3대 0으로 이기고,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는 1패 뒤 3연승을 거두면서 4시드를 얻어냈다.
올해 T1을 잡아내면서 이들의 선발전 전적은 5전 전승이 됐다. 그리고 그 모든 기록에는 허수의 이름이 적혀있다. 2019년부터 단 한 번도 빠짐 없이, 그는 담원 게이밍을, 담원 기아를, 디플러스 기아를 월즈로 견인했다.
지난해 아지르 숙련도를 높여와 팀의 월즈 진출을 이끌었던 허수다. 올해는 트리스타나를 날카롭게 깎고 다듬어서 왔다. 올해 다소 고저가 있는 스프링·서머 시즌을 보냈지만, 결국 중요할 때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솔로 킬을 당할지언정 데스를 겁내지 않고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끝까지 고수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좋은 기억은 선순환을 만들어 차곡차곡 쌓인다. 허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사실 특별한 (선발전) 노하우는 없다. 평소 루틴대로 임한다”면서 “제 무의식 속에서 선발전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매년 쌓이다 보니까 자신감이 있다. 조금 더 과감한 플레이를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