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돈을 댄 ‘전주’(錢主) 손모씨가 12일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자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또 다른 전주, 김건희 여사가 법의 심판대에 올라야 할 차례”라는 입장을 내놨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선고 직후 브리핑을 통해 “너무도 당연한 결과”라면서 “손씨에게 주가조작 방조 혐의가 인정된다면, 마찬가지로 이 사건의 전주였던 김건희 여사도 혐의를 피할 길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법원이 전주 손씨의 시세 조종 방조 혐의를 인정한 만큼 이제 김건희 여사를 비호할 명분은 없다”며 “주가조작은 자본주의 시스템의 신뢰를 뿌리째 흔드는 중대범죄다. 대통령실과 정치검찰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사법정의를 방해하지 말고 자본시장 교란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협조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 계좌가 ‘작전문자’에 따라 움직이는 등 사건 연루 정황도 차고 넘친다”며 “검찰은 당장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고 기소하라”고 촉구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계속 비호한다면 검찰이 설 자리는 사라질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대통령의 부인이라는 이유로 명품백 뇌물을 받아도 무죄, 주가조작에 연루되어도 무죄라면 사법정의는 죽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권순형)는 이날 손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주가조작에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손씨는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된 방조 혐의가 인정되면서 유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관해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에 편승한 뒤 인위적 매수세를 형성해 다른 피고인들의 시세조종을 용이하게 했다”며 “그에 따라 주식 시세가 증권시장의 정상적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형성되지 않아 선의의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보였다”고 판시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