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를 상징하는 초상 사진 ‘포효하는 사자’ 원본이 도난된 지 30여개월 만에 발견됐다고 캐나다 CBC방송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5파운드 지폐 도안으로도 잘 알려진 처칠의 사진은 코로나19 봉쇄 기간 중 도난 당한 후 한동안 행방이 묘연했었다.
CBC에 따르면 최근 캐나다 경찰은 이탈리아 제노바에 거주하는 개인 수집가가 이 사진의 원본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사진은 런던의 소더비 경매소에서 거래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경매소와 구매자 모두 장물이라는 사실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캐나다 경찰은 이달 말 로마에서 사진을 인계 받을 예정이다.
‘포효하는 사자’ 사진은 1941년 12월 캐나다에서 촬영됐다. 캐나다 의회에서 제2차 세계대전 참전 독려 연설을 마치고 나온 처칠의 모습을 담았다. 사진가 유서프 카쉬는 처칠 특유의 카리스마 있는 표정을 담기 위해 처칠 입에 물려 있던 시거를 거칠게 빼앗은 직후 셔터를 눌렀다고 한다.
사진은 오타와의 페어몬트 샤토 로리에 호텔에 그간 전시돼 왔다가 2022년 8월 도난 사실이 처음 발견됐다. 직원이 사진을 살펴보던 중 원본이 아닌 복제본이 걸려있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경찰 수사 결과, 도난 시점은 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한창이던 2021년 12월에서 2022년 1월 사이로 추정됐다. 약 8개월 동안 도난 사실을 몰랐던 셈이다.
캐나다 경찰은 시민 제보와 법의학 분석, 공개 자료 검색 등 기법을 통해 사진과 범인의 행방을 추적했다. 범인은 지난 4월 온타리오에서 체포돼 위조, 절도, 밀매, 재물손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