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과 같이 소망이 되길”…말라위 아이들에게 사랑 전한 한국 목회자들

입력 2024-09-12 12:36 수정 2024-09-13 13:22
아프리카 말라위에는 조손 가정과 한부모 가정이 많다. 이들 가정에선 부모가 가출하거나 사망해 아이들이 조부모와 함께 살거나 에이즈 등 질병으로 부모를 잃은 아동들이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한민수(오른쪽) 불로교회 담임목사가 11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말라위 치왈리왈리 마을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치멤웨(가운데) 군에게 염소 3마리를 선물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말라위 수도 릴롱궤에서 북동쪽으로 120㎞ 떨어진 치왈리왈리 마을을 찾았다. 이곳에는 3학년 치멤웨(11) 군이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어머니는 사망했고 아버지는 재혼해 다른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다. 치멤웨의 할머니는 옥수수 공장에서 찌꺼기를 얻어다 치멤웨를 먹이며 어렵게 키우고 있다. 월드비전 아동후원사업에 참여한 한민수 불로교회(인천) 담임목사는 치멤웨가 안정적인 생계를 꾸려갈 수 있도록 염소 3마리를 전달했다.

한민수 불로교회 담임목사가 11일(현지시간) 치멤웨군에게 가방을 선물하고 있다.

또한 한국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해간 가방, 비상의약품, 학용품 등을 선물했다. 한 목사는 “치멤웨는 눈빛이 살아 있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잘 클 것 같다. 이 아이를 도울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치멤웨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고 돕겠다”고 말했다. 한 목사는 치멤웨가 어떤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잘 자라서 믿음의 가문을 세워갈 수 있도록 축복기도를 했다. 치멤웨군과 할머니는 한 목사의 따뜻한 후원과 선물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마을 친구들은 선물을 가득 받은 치멤웨를 부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이형기 덕양중앙교회 목사가 11일(현지시간) 말라위 추루마을에 사는 달레시의 손을 잡고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10여분 차를 달려 도착한 추루 마을. 이곳에는 달레시(3)양이 6명의 가족과 함께 작은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달레시는 피부병을 앓고 있는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었다. 아버지는 간질을 앓고 있어 건강하지 못한 상태였고, 어머니는 가족 생계를 위해 이날 일을 하러 나가고 없었다. 다른 형제들은 학교에 다닐 나이지만 생활이 어려워 규칙적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다. 월드비전 아동후원 사업에 참여한 이형기 덕양중앙교회 담임목사는 달레시에게 “만나서 반가워”라고 인사했다. 이 목사는 “나도 피부병을 앓아본 적이 있어서 피부병으로 고통받는 달레시를 바라보는 내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모르겠다”며 연민과 긍휼의 마음을 전했다.
이형기 덕양중앙교회 목사가 11일(현지시간) 말라위 추루마을에 사는 달레시(맨 오른쪽) 가족에게 염소를 선물하고 있다.

이 목사는 달레시와 가족의 안정적인 생계를 위해 염소 3마리를 전달했다. 또 한국에서 정성껏 준비해간 학용품과 비타민 등을 선물했다. 이 목사는 “달레시가 피부의 어려움을 잘 넘겨서 욥과 같이 소망이 되고 집안에 놀라운 역사가 임하기를 바란다”고 축복기도를 했다. 달레시 아버지는 힘겨운 몸 상태에서도 이 목사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완식 월드비전 인천경기사업본부 참여나눔팀장이 11일(현지시간) 말라위 치왈리왈리 마을에 사는 치멤웨군에게 염소를 선물하고 있다.

염소 후원에는 목사인 김완식 월드비전 인천경기사업본부 참여나눔팀장도 함께했다. 김 팀장은 치멤웨와 달레시에게 각각 염소 한마리씩 후원했다. 이날 전달된 염소들은 말라위 월드비전 아동후원사업팀이 관리하면서 질병치료, 사육 등을 지원한다.

음페레레(말라위)=글·사진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