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다혜 “나는 아버지에게 칼 겨누기 위해 더럽혀져야할 말일뿐”

입력 2024-09-12 11:24 수정 2024-09-12 13:13
문재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 딸 문다혜씨.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딸 다혜씨가 “나는 내 아버지에게 칼을 겨누기 위해 즈려밟고 더럽혀져야 마땅한 말(馬)일 뿐”이라며 검찰이 아버지를 잡기 위한 말로 자신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혜씨는 12일 새벽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고, 가만히 있으면 그것이 기정사실화되어 버린다. 무엇보다 이젠 더 못 견딜 것 같아서 나는 나를 위해서 글을 쓰기로 했다”며 이같이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달 30일 다혜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다혜씨는 이에 대해 “난 범죄자도 아닌데 집을 압수수색당한다는 것이 진정되기엔 힘들고 시간이 걸리는 일임을 깨달았다”며 “수치심이 물밀듯 밀려왔고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수 시간 뒤져질 때만 해도 부끄러울 것 없으니 괜찮다 자위했는데 막상 종료 후 그들이 돌아가고 나니 그때부터가 시작이었다”며 “그전까진 애정했던 내 것들을 마구 다 버리고만 싶었다. 채광을 위해 환하게 뒀던 창에는 두꺼운 암막 커튼을 달았다”고 했다.

다혜씨는 “‘그들’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다. 동시에 그들도 말이고 나도 말에 불과하다. 이것은 자명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아버지에게 칼을 겨누기 위해 즈려밟고 더럽혀져야 마땅한 말일 뿐이고 그들은 대통령은 물론 당대표까지 ‘그들’(검찰) 출신으로 구성된 된 초유의 정국에서 뭐라도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는 고단한 말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다고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집요하게 근 10여년간 모든 사생활이 국민의 알권리로 둔갑해 까발려졌다.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이러한 일에, 인격이 말살당하는 일에 익숙해지고 무감해지는 사람은 없다”는 문장으로 글을 마쳤다.

사건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지난달 30일 다혜씨의 서울 주거지와 그가 운영하는 전시 기획사 등 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압수수색영장에는 문 전 대통령이 ‘뇌물수수 피의자’로 적시된 것으로 파악됐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