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입지…“대구시와는 무관”

입력 2024-09-12 09:54
대구경북신공항 성공 건설 간담회에서 만난 김진열 군위군수, 이철우 경북지사, 홍준표 대구시장, 김주수 의성군수(왼쪽부터). 경북도 제공


대구·경북 신공항의 화물기 전용 터미널 입지와 관련해 의성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가 화물터미널 입지는 대구시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경북도는 “화물터미널 입지와 관련 경북도의 당초 건의안과 국토부 제시안에 대한 기관 간 이견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군 공항 이전 사업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며 “특히 군(軍) 공항 건설에 매진해야 할 대구시와는 무관하다”고 12일 밝혔다.

경북도는 “현재 원활한 문제 해결을 위해 국방부, 국토부, 경북도, 의성군 등 관계기관이 협의체를 구성해 화물터미널 입지 문제에 대해 경제성, 항공 물류 효율성, 항공기 통행 안전성, 군 작전성 등에 대한 검토와 검증 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합리적인 해법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구시에 “2030년 군 공항과 민간 공항의 동시 개항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토부는 민간 공항 기본계획에서 통합시공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대구시는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는 SPC(special purpose company·특수목적법인) 구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라고 지적했다.

경북도는 원활한 SPC 구성을 위해 대구시의 요청이 있으면, 기관 간 협력 차원에서 적극 협조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지난 2022년 8월 대구시의 군 공항 기본계획 수립과 2023년 8월 국토부의 민간공항 이전 사전타당성 검토 결과 발표 이후, 관계기관 간 공동합의문에 대한 이견으로 촉발된 대구·경북공항 화물터미널 위치 문제도 의성 화물터미널 설치로 마무리돼 가고 있다”며 “지난해 이철우 지사는 해외 주요 물류 공항 사례를 바탕으로 복수의 화물터미널 건설 중재안이라는 실질적 해법을 제시했고, 대구시와 의성군이 이를 수용하면서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또 “화물기 전용 터미널은 단순히 한 지역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중남부권 거점 산업 간 물류 구심점으로 대구·경북 전체의 경제적 도약을 위한 필수 기반 시설”이라며 “지역민들의 요구를 반영하면서도 국가적 프로젝트인 대구·경북공항 건설의 방향성을 잃지 않는 대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10월 제5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의성지역 화물기 전용 터미널 건설을 건의했고, 이후 국토교통부장관으로부터 “민간공항 기본계획 수립 시 화물터미널 설치를 적극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끌어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국토부의 대구·경북공항 민간공항 건설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착수된 이후 관계기관들의 의성 화물터미널 설치에 대한 부정적 견해로 이 안은 난항을 겪었다.

특히 국방부는 시설 배치와 관련해 군 작전성 문제, 국토부는 항공 수요 및 화물터미널의 경제성 문제를 제기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이들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설득과 지역의 여론 전달, 페덱스, 엠브레어, 에어인천 등 국내외 다수의 항공 관련 기업들과 MOU 체결 등의 적극적인 대처로 마침내 의성 화물터미널 건설을 국토부가 사실상 확정하는 결과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현재 국토부가 당초 의성군이 제안한 지역인 군 활주로와 인접한 군부대 외곽(서편)에 화물터미널을 설치하는 안 대신 민간 활주로 인접 지역(동편)에 화물터미널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의성군은 동편은 부지 확장성이 떨어진다며 반발하고 있다.

의성군이 반발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은 11일 “대구시의 오랜 숙원은 이익집단들의 억지와 떼쓰기에 밀려 질질 끌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며 “신공항 건설은 현 상태로 가면 10년이 지나도 사업 진행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올해 연말까지 플랜B를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혀 다시 의성군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대구·경북 500만 시도민의 염원이 담긴 대구·경북공항이 단순히 공항 건설에 그치지 않고 항공 MRO 및 항공산업클러스터, 스마트 항공 물류단지 등 신공항 중심의 항공산업 및 물류 서비스 기반 확대로 시너지를 창출토록 함으로써 지역산업 활성화와 국가 물류 경쟁력이 강화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