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신매매로 팔려간 北 여성들 “복음으로 ‘이중고’ 이겨내”

입력 2024-09-11 15:56 수정 2024-09-11 16:15
중국 국경에서 본 북한. 한국순교자의소리 제공

“중국에 와서 슬픔과 고통, 서러움을 많이 느꼈습니다. 동무 소개로 찬송을 배우고 하나님의 은혜를 받았네요. 저의 고통을 기도로 아뢰어서 이제는 마음이 평안합니다.”(A 자매)

“언어가 다른 타지에서 목숨까지 버릴 생각했지만 어느 날 친구의 소개로 하나님을 알게 됐습니다. 환난과 시험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지만 믿음으로 서게 하심을 감사합니다.”(B 자매)

인신매매로 중국에 팔린 북한 여성들이 같은 처지인 북한 여성들로부터 복음을 알게 된 뒤 고백한 간증들이다. 한국순교자의소리(VOMK·대표 현숙 폴리)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밝히며 최근 중국 내 북한 여성을 섬기는 교회에 대한 당국의 수색이 증가하는 가운데 북한 여성 당사자에 의한 ‘지하 양육 사역’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이 시진핑 2기 체제인 2017년 말부터 중국 내 전역 교회들을 단속하고 선교사들을 추방하는 등 기독교 박해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 북동부 지역에 거주하는 북한인 등 소수민족을 섬기는 교회를 단속하는 사실은 국제사 회의 주목을 피해갔다고 VOMK는 전했다.

폴리 대표는 “최근 집행된 단속에서 한 중국 가정교회가 한국어 성경과 한국어로 기록된 모든 문서를 압수당했다”며 “그 교회에 출석하던 모든 북한 여성은 국가 안전부 관리에서 매일 아침 휴대전화로 얼굴을 보여줘야 했고 다른 지역으로의 여행도 제한받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은 남한으로 탈출 의도가 있다고 판단되는 북한 사람들을 자세히 감시하는 한편 북한으로 강제 송환하는 조치도 재개하고 있다. 특별히 인신매매로 중국에 팔려 온 북한 여성들이 외국의 영향으로부터 고립되도록 한국인이나 조선족과도 접촉하지 못하게 한다. 언어 소통이 자유롭지 않고 점점 고립되는 ‘이중고’ 환경에서 먼저 복음을 받아들인 북한 여성들은 다른 북한 여성들과 교제를 이어가며 복음을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중국에서는 북한 여성들끼리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다”며 “먼저 복음을 받아들인 이들에 의해 전도·양육하는 사역은 중국에서 고립되는 북한 여성들의 믿음을 더욱 성장시킬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 방법이다. 이제는 점차 유일한 수단이 되어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