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원로 언론인 지형원 첫 기도집 출간…‘흙이라면 바람이라면’

입력 2024-09-11 14:17

“어느새 고희(古稀)가 되다 보니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더 궁금해집니다. 밤낮없이 기도하는 간절함을 잊지 않고 여생을 살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광주지역 원로 언론인이자 무등교회를 섬기는 지형원 장로가 첫 기도집 ‘흙이라면 바람이라면’을 최근 출간했다.

1, 2, 3부로 구성된 기도집은 하나님이 흙이라면 그 속에서 움트는 새싹이 되고, 하나님이 바람이라면 바람과 함께 나뒹구는 낙엽이 되고 싶을 만큼 영원히 하나님과 함께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 장로가 10여 년 동안 장로로 시무하면서 썼던 대표기도문과 특별한 날의 기도문 80여 편을 묶었다.

그는 1부 기도의 시 ‘무등교회 청소부 또는 우체부’에서 소박한 꿈을 드러낸다.

“내 나이 일흔 살 즈음에는 무등교회 청소부, 또는 이 근방을 담당하는 우체부가 되고 싶다 / 광주시 서구 매월동 310번지 매화 꽃잎에 달빛이 고이고 / 교회당 십자가 첨탑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내려서 앉는/ 무등교회, 아니 우리교회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뜨락을 쓰는 청소부가 되고 싶다”

‘빈배’라는 시에서는 ‘주님, 앞으로의 삶은 / 빈 배를 저으며 나아가려 합니다/ 사람들은 만선의 귀항만을 원하지만, 만선의 배에는 주님 계실 자리가 없으니 / 빈 배로 / 빈 배로 돌아오다가/ 언제 어디서든 멈춰서 주님을 태워드리려 합니다’고 애절한 신앙심을 고백한다.

2부 ‘하나님 나라의 비밀번호’에서는 “내가 사는 집도 비밀번호가 없으면 들어갈 수 없고 내가 맡겨놓은 예금도 비밀번호를 모르면 찾을 수 없는 이 복잡한 현실에서 하나님이 알려주신 비밀번호는 절대로 잊지 말자”고 하나님께 애교 어린 기도를 드리고 있다.

이밖에 ‘고개를 끄덕이는 은혜’ ‘ 연결과 접촉’ ‘눈물 행정’ ‘영적 수혈’ ‘미래의 이력서’ 등에서 지 장로는 일상생활의 편린을 기독교적 시각에서 담백하게 풀어놓고 있다.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는 축간사에 “지형원 장로의 기도문은 지금까지 출간된 기도문과 사뭇 다릅니다. 마치 아버지와 아들이 산길을 걸으며 얘기를 나누는 것처럼 일상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하나님께 귀엣말로 속삭이고 있습니다”고 적었다.

지 장로는 광주일보 문화부장과 논설위원 편집국장을 지낸 원로 언론인이다. 전라도문화포털 ‘문화通’ 발행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지원포럼 회장 등을 지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