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은 서면교차로 등 도심 주요 교차로에서 교통법규를 무시하고 폭주를 일삼은 오토바이 폭주족 일당을 검거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폭주 리더인 30대 남성 A씨를 구속하고, 가담자 25명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
A씨 등 폭주족은 지난 3월 2일 새벽 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오토바이 20여 대를 몰고 부산 서면교차로를 중심으로 신호를 무시한 채 곡예 운전을 벌였다. 이들은 연제구청, 광안리해수욕장, 수영교차로 등 도심 곳곳에서 무리 지어 질주하며 다른 운전자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시민들에게 큰 불안감을 조성했다.
경찰 수사 결과 A씨 등은 배달 대행 중 알게 된 동료들과 오픈 채팅방을 통해 폭주 계획을 공유하고 참가자를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폭주 전 번호판에 청색 테이프를 붙이거나 아예 번호판을 떼어내 신원을 감추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으며, 일부는 자신이 운전한 오토바이를 중고 플랫폼에서 판매해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
경찰은 수십 개의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이들의 동선을 추적, 리더 A씨를 포함한 가담자 전원을 차례로 특정해 검거했다. 폭주를 기획했던 오픈 채팅방 운영자와 동승자도 방조 혐의로 검거됐으며, 일부 가담자는 무면허 운전, 오토바이 무등록 및 의무보험 미가입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리더 A씨는 이번 폭주 외에도 전날 대구에서 발생한 폭주 사건에도 가담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그는 폭주 영상을 공유·배포하고 후일 또 다른 폭주를 계획한 것으로 확인돼 도로교통법 위반(공동위험 행위) 및 자동차 관리법 위반(번호판 가림) 혐의로 구속·송치됐다.
부산경찰청은 "번호판을 가리거나 온라인에서 익명으로 모의하더라도 경찰의 추적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겠다"며 "폭주 행위는 주동자뿐만 아니라 단순 참여자까지 철저히 추적해 검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