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투자처로 불리던 지산의 굴욕

입력 2024-09-10 17:33

한때 ‘황금알을 낳는 투자처’로 불렸던 지식산업센터의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다. 올해 2분기 거래량과 거래금액은 수도권·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감소했다. 경제 여건이 극적으로 좋아지지 않는다면 단기간 내에 분위기를 반전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업용 전문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이 10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지식산업센터 거래는 총 913건, 거래금액은 3676억원으로 나타났다.

거래 건수와 거래액 모두 하락세다. 거래건수는 1분기(995건)보다 8.2%, 전년 동기(973건)보다 6.2% 감소했다. 거래 금액 또한 1분기(4230억원)에서 13.1% 감소했고, 전년 동기(4137억 원) 대비 11.1% 감소했다.

주로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의 공장·사무실이 입주하는 지식산업센터는 집값 급등기인 2020~2022년 주택 규제가 심해지자, 투자 수요들이 몰리면서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전쟁,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으로 공실이 늘어나고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경향은 수도권,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수도권 지식산업센터 거래량과 거래 금액은 1분기 대비 각 6.8%, 13.1% 감소한 834건, 3413억원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 3.6%, 9.9% 줄어들었다.


특히 서울은 거래 건수는 201건, 거래금액은 1344억원으로 1분기 대비 각각 13.4%, 16.1% 감소했다. 다만 2022년 3분기(130건)부터 지난해 4분기(168건)까지 거래량이 100건대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평가다.

비수도권의 거래량과 거래 금액은 1분기 대비 각각 21%, 13% 감소한 79건, 262억원이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26.9%, 24.7% 감소한 수준이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높은 대출 금리, 공급 과잉 외에도 최근 변화하는 기업환경과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 흐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수한 입지 조건을 갖춘 일부 지역은 거래가 이뤄질 수 있겠지만 시장 불균형과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단기간 내에 회복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