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2관왕 박진호, 패럴림픽 韓선수단 최초 MVP 쐈다

입력 2024-09-10 18:00
박진호가 지난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인근에서 진행된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 앞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2024 파리 패럴림픽 ‘사격 2관왕’ 박진호(47·강릉시청)가 한국 선수단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박진호는 10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열린 한국 선수단 해단식에서 대한장애인체육회가 선정한 대회 MVP로 뽑혔다. 장애인체육회는 패럴림픽 사상 최초로 한국 선수단 MVP를 선정했다. 박진호는 출입언론사 투표에서 총 36표(기권 및 미투표 7표) 중 23표를 받아 보치아 정호원(5표), 트라이애슬론 김황태(1표)를 제치고 MVP의 영예를 안았다. 박진호는 부상으로 5000만원 상당의 토요타 차량을 받게 된다.

박진호는 이번 대회 사격 R1 남자 10m 공기소총 입사와 R7 남자 50m 소총 3자세(이상 스포츠등급 SH1)에서 차례로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특히 소총 3자세 본선과 결선에서 두 차례 패럴림픽 신기록을 쏘며 금메달을 수확했다.

박진호는 대회 폐회 직전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에서 진행된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2관왕을 했다는 게 이제 좀 실감이 난다. 차분하게 즐기고 있다”며 “미련이 남지 않는 경기를 했다. MVP 제도가 이번에 처음 생겼는데, 대한민국 선수단에서 MVP가 된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박진호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올해 창원 월드컵 대회에서는 5관왕에 올랐다. 2020 도쿄 대회 땐 복사 종목에서 단 0.1점 차로 금메달을 놓쳤지만 파리에서 고대하던 패럴림픽 금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박진호는 “처음 운동을 접하면서 ‘발전하고자 하는 의지가 멈추면 도태는 시작된다’는 글귀를 들었다”며 “몸이 받쳐주는 한 계속 운동할 생각이다. 계속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패럴림픽을 마친 박진호는 짧은 휴식을 가진 뒤 전국체전 준비에 나선다. 그는 “감독님께서 ‘첫 경기가 끝나면 오늘만 즐기고 리셋’이라고 말하셨는데 그게 맞는 말이다. 일단 가족, 친구들과 2관왕의 기쁨을 즐기고, 이후 잊을 수 있으면 잊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애인에게 체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진호는 “건강을 위해서다. 나도 처음에는 방황의 시간이 있었지만, 운동을 하면서 나름의 사회생활이 다시 시작됐다”며 “요즘은 (체육을)시작할 여건이 좋아졌다. 열심히만 한다면 다시 사회로 복귀할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인천=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