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사격연맹이 선수들의 포상금이 미지급된 상황에서 내부 직원들에게는 수천만원의 성과급을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진종오 의원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체육계 비리 국민 제보센터’ 중간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배드민턴과 태권도, 사격 등 13개 종목에서 비리와 뇌물수수, 성폭력, 승부조작 등 70여건의 제보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인 진 의원은 특히 자신이 오랜 기간 몸담았던 사격연맹을 거론하며 “2024 파리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낸 메달리스트들의 포상금이 미지급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신명주 전 사격연맹 회장은 취임 두달여만인 지난달 자신이 병원장으로 있는 명주병원의 직원 임금 체불 문제가 드러나면서 사퇴했다. 취임시 약속한 후원금도 내지 않아, 파리올림픽 참가 선수 등에 지급돼야 할 약 3억8000만원의 포상금도 지급되지 않은 상태다.
진 의원은 “신 전 회장의 임금체불로 인해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 접수된 피해자만 200명이 넘는다고 한다”며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 전 회장이 취임했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내부 직원들에게 성과 포상금 수천만원을 절차와 승인 없이 지급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며 “사격연맹 모 사무처장의 채용 관련 비리 의혹이 제기됐고, 개인 비리 의혹을 포함한 예산 부분까지 사무처에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보센터에는 이와 함께 태권도 지역단위 체육회에서의 승부조작 의혹과 재(在)캐나다대한체육회 전 회장의 공금 횡령, 중학생 레슬링 선수들의 부모 동의 없는 육상 대회 차출 등의 사례가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진 의원은 “체육계의 해묵은 관행과 부패로 부끄러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라며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더는 사유화된 체육회의 민낯에 굴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의원은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 선수가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작심 비판한 일을 계기로 ‘체육계 비리 국민 제보 센터’를 개설해 관련 제보를 받고 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