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1신] ‘폭풍전야’ 속 114차 정기총회, 지도부 공백 속 회개로 시작

입력 2024-09-09 15:38 수정 2024-09-09 21:02
직전총회장 김인환 목사가 9일 114차 정기총회에서 '공의의 사랑'이라는 제목으로 회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도부 공백 사태로 난항을 겪는 기독교한국침례회(기침)가 114차 정기총회를 개막했다. 9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정기총회를 연 기침은 ‘생육하고 번성하라’(창 1:28)를 주제로 사흘간 일정의 회무를 시작했다.

회무에 앞선 개회 예배에서는 지난 일 년간 이어진 교단 파행을 두고 회개하는 메시지가 터져 나왔다. 강원도침례교연합회장 김오성 목사는 “이번 정기총회에서 진영 논리가 아닌, 갈등과 반목이 아닌, 분쟁과 파행으로 갈라지는 것이 아닌, 용서와 화해로 하나 되고 겸손하게 기도의 무릎을 꿇으며 참여하자”고 기도했다.

개회 예배에서 직전 총회장을 지낸 김인환 목사는 ‘공의의 사랑’(갈 2:19~20)이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김 목사는 “사도 바울이 세운 갈라디아교회가 바울의 사도권을 부정하고 변질한 것을 두고 저를 비롯해 우리가 모두 이 모습에 비춰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기총회에서 여러 복잡하고 얽힌 문제가 있지만, 자신의 옳음과 의로움을 드러내기 위한 돌들을 내려놓고 십자가 앞에 바로 서자. 그럴 때 성령이 우리 교단을 주도하시며 은혜를 주실 것”이라며 성총회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9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개막한 기독교한국침례회 114차 정기총회 현장.

앞서 기침은 정기총회를 일주일 앞둔 상황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총회장 후보들의 자격을 박탈한데 이어 일부 후보가 신청한 ‘선관위 결정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이면서 또 다른 격랑을 예고했다. 10일 오후 열리는 총회장 선거에는 지난주 법원 판결로 인해 이욥(대전은포교회) 목사가 단독으로 출마한다. 1차 선거는 대의원 3분의 2이상 찬성 투표를 얻어야 하며 2차 투표는 다득표로 결정된다.

총회장·부총회장 직무대행 총무 김일엽 목사는 환영사에서 “지난 회기 동안 여러 여건과 상황이 위기처럼 보였지만 그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일하시고 행하심을 기억한다”며 “이번 정기총회에선 한국사회의 심각한 현안인 저출생 극복을 위해 교단 교회들이 머리를 맞대고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예배 후 교단과 목회 활동에 헌신한 이들을 격려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김 총무는 김인환 전 총회장과 교단 전도부장인 최성일 주신침례교회 목사에게 공로패, 주민호 해외선교회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또 목사 인준 후 15년간 목회 활동을 이어간 정운선 신성침례교회 목사 등 35명에게 근속패를 전달했다. 손경식 동문침례교회 목사 등 36명은 30년 근속패, 최연암 옹달샘침례교회 목사 등 14명은 40년 근속패를 받았다.

기침은 국가적 과제인 저출생 극복을 위해 교단 차원의 결의문을 채택하고 교단 내 저출생대책위원회를 설치, 운영할 것을 안건으로 상정했다.

정선=글·사진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