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잡힌 불법 성매매 광고계 큰손 검은부엉이 정체는

입력 2024-09-09 14:41 수정 2024-09-09 14:45

5년 만에 붙잡힌 불법 성매매 광고업계 큰손 ‘검은부엉이’의 정체는 30대 연구원이었다.

검은부엉이는 성매매 업주들로부터 금품을 받고 전문가용 촬영 장비 수십 대를 동원해 자신의 성매매 장면을 촬영한 뒤 이를 후기 형식으로 온라인에 게재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성매매 알선 등 처벌법 및 성폭력 범죄의 처벌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등 혐의로 검은 부엉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30대 A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서울 강남과 경기도 성남 등 수도권의 업소 수백여곳에서 성매매를 한 뒤 해당 장면을 촬영해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 후기 형식으로 올리는 대가로 업주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카메라 관련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현재 렌즈 개발업체의 광학렌즈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범행했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후기는 성매매 광고 사이트에서 건당 십수만회의 조회수를 올리는 등 인기가 높아지자 업주들은 서로 A씨를 소개받아 의뢰했고, A씨는 최근 5년여 간 수백건에 달하는 후기 영상 촬영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자신이 소유한 수천만원 상당의 렌즈 27개와 전문가용 카메라 및 조명을 이용해 자신의 성매매 영상을 직접 촬영한 뒤 얼굴을 모자이크해 성매매 사이트에 후기 글과 함께 ‘움짤’(GIF·움직이는 이미지) 형식으로 게재했다.

성매매 여성들 역시 이 같은 내용을 사전에 전달받고 촬영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은 부엉이는 온라인 지식 정보 사이트 ‘나무위키’ 에 등재가 돼 있을 정도로 성매매 업주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A씨로부터 압수한 성매매 영상은 1929개에 달했으며, 일부 영상은 성매매 여성의 예명과 나이 및 업소 위치가 노출된 채 A씨의 지인 등에게 유포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올해 초 성매매 업소들에 대한 단속 과정에서 A씨 등 성매매 후기 작가들의 범행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