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선수단 금메달 초과 달성…“최선 다한 모두가 빛났다”

입력 2024-09-09 03:47

2024 파리 패럴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 목표를 초과 달성하며 대회를 마쳤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싸워준 덕분에 좋은 성과가 나왔다”며 “파리 대회를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2026년 동계 패럴림픽, 2028년 패럴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오베르빌리에 메인미디어센터(MPC)에서 열린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목표 달성 여부를 차치하고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한 대회였다”며 “선수 모두가 행복한 대회를 만들자고 약속했는데, 100% 완벽하진 않아도 충분히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자평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금메달 6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14개 등 총 30개 메달을 따내 종합 22위에 올랐다. 금메달 5개 목표도 넘어섰다.

금메달 6개 중 3개가 사격에서 나왔다. 사격의 박진호(강릉시청)는 2관왕에 올랐고 조정두(BDH파라스)는 대회 첫 금메달을 따냈다. 탁구에선 김영건(광주광역시청)과 김기태(서울특별시청)가 정상에 올라섰다. 정호원(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은 개인전 금메달을 거머쥐며 한국 보치아의 대회 10연속 금빛 행진을 이끌었다.

메달 없이 빛난 선수들도 많았다. 박종철 이천선수촌장 겸 총감독은 결과 보고에서 “처음 트라이애슬론 종목에 출전한 김황태(인천시장애인체육회)의 완주는 많은 감동을 줬다. 카누 최용범(도원이엔씨)도 비장애 선수로 활동하다 장애를 갖고 이번 대회에 처음 참가해 결선에 오르는 인상적인 경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유수영, 탁구 윤지유, 김기태, 펜싱 권효경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체적인 성과는 좋았지만 메달 종목이 편중되는 현상은 향후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한국은 17개 종목에 나섰는데 메달 종목은 6개였다. 특히 수영, 육상 등 기초종목에선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정 회장은 “대회 전부터 인지했던 문제다. 다음 대회까지 4년의 시간이 남았다”며 “더 많은 장애인들이 다양한 종목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적극적인 신인 발굴을 통한 세대교체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략 종목 확대, 훈련 환경 개선 및 스포츠 의·과학 지원 등도 지속해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다짐했다.

장애인 체육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끌어올리는 것도 하나의 숙제로 남았다. 정 회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장애인 스포츠 시청권 보장을 위한 입법 활동 움직임이 있다. 더 많은 패럴림픽 경기가 방송 중계되도록 노력하겠다”며 “패럴림픽이 올림픽, 월드컵, 여자 월드컵처럼 ‘국민적 관심 대회’로 지정돼 방송사업자가 중계할 의무가 생긴다면 더불어 사는 사회에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와 지도자들을 아낌없이 지원했던 배동현 선수단장은 “패럴림픽은 스포츠가 아닌 많은 분들에게 꿈과 희망, 도전 정신을 줄 수 있는 자산이라 생각한다. 저도 패럴림픽을 통해 많은 걸 느끼고 도전정신을 갖게 됐다”며 “2018 평창 대회 이후 2번째로 선수단장을 하면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 앞으로도 계속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파리=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