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상인 영국 그라모폰상(Gramophone Classical Music Awards) 최종 후보에 올랐다. 임윤찬은 올해 피아노 부문 최종 후보 음반 3개 가운데 2022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한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실황 음반과 지난 4월 발매된 ‘쇼팽: 에튀드’ 음반 등 2개를 올리며 수상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임윤찬은 상을 놓고 폴란드 피아니스트 피오토르 안데르셰프스키(‘바르톡, 야나체크, 시마노프스키’ 음반)와 경쟁한다.
그라모폰은 1923년 창간된 영국의 클래식 음반 전문 월간지다. 그라모폰이 1977년 제정한 그라모폰상은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음반상이다. 매년 그라모폰지의 평론가들과 업계 관계자, 방송국, 음악가들의 추천을 통해 분야별로 후보를 정한다. 분야는 피아노, 피아노 제외 악기, 오케스트라, 실내악, 협주곡, 합창, 성악, 현대음악 등 11개 부문이다. 2019년까지는 피아노가 기악(독주) 분야에 포함됐지만, 피아니스트가 상을 대부분 가져가자 2020년부터 피아노를 별도로 분리했다. 올해 그라모폰상은 다음 달 2일 시상식에서 수상자를 발표한다. 이날 분야별 수상자 가운데 하나를 대상 격인 ‘올해의 음반’으로 선정한다. 이와 함께 평생공로상, 올해의 아티스트, 올해의 젊은 아티스트, 올해의 오케스트라, 올해의 레이블 등이 발표된다.
그라모폰은 임윤찬의 ‘쇼팽: 에튀드’에 대해 “그의 쇼팽은 유연하고 깃털처럼 가벼우며, 디테일 뿐 아니라 구조적 감각도 매력적이다. 젊음의 활력을 발산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 음반은 올해 그라모폰 5월호에서 ‘이달의 앨범’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실황 음반에 대해선 “이제껏 들어본 초절기교 연습곡 중 가장 훌륭하고 매력적인 연주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만약 임윤찬이 수상하면 피아노 부문에선 한국인 최초로 그라모폰상 수상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동안 한국인 수상자는 1990년 실내악 부문과 1994년 협주곡 부문 등 두 차례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뿐이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