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가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하며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째를 수확했다. 이번 우승으로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와 여자 테니스 ‘양강 체제’를 굳혔다.
사발렌카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제시카 페굴라(6위·미국)를 2대 0(7-5 7-5)으로 물리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사발렌카는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명실상부 ‘하드코트 최강자’로 우뚝 섰다. 올해 호주오픈과 US오픈을 휩쓸어 2016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 이후 8년 만에 한 해에 열린 하드코트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과 US오픈을 석권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사발렌카는 지난해부터 2년 연속 하드코트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US오픈에서 27승 1패를 기록하는 등 하드코트 강세가 뚜렷하다. 하드코트에선 지난해 US 오픈 결승에서 코코 가우프에게 패한 게 유일한 패배 기록이다.
클레이코트에 강한 라이벌 시비옹테크와 경쟁 구도도 본격화됐다. 사발렌카는 이날 승리로 시비옹테크 이후 2년 만에 한 해에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회 이상 우승하는 기록도 남겼다. 현역 선수 가운데 메이저 단식 최다 우승 4위(3회)로 올라서 2위(5회) 시비옹테크를 바짝 쫓았다.
1998년생 사발렌카는 182㎝의 큰 키에 강력한 서브와 스트로크 능력을 갖춘 공격적인 성향의 선수다.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40세트를 치러 37세트(세트 승률 92.5%)를 따냈는데 이는 2007년 쥐스틴 에냉(벨기에)의 92.9% 이후 17년 만에 나온 메이저 대회 최고 세트 승률이다. 이번 대회에서도 서브 에이스 36개(2위), 서브 최고 시속 192㎞(3위)를 기록했다.
코트 밖에서의 어려움도 많았지만 강한 정신력으로 이를 이겨냈다. 사발렌카는 2019년 아버지를 갑작스럽게 뇌막염으로 떠나보냈다. 사발렌카는 경기 후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나는 항상 테니스 역사에 우리 가족의 이름을 남기려고 노력해왔다”며 “가족은 내가 꿈을 이루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해준 존재”라고 감사함을 전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