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가 전국 37개 공공청사의 일회용컵 사용 실태를 모니터링한 결과, 청사에 반입되는 음료의 80% 이상이 일회용컵에 담겨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청, 세종시청, 환경부 등 20개 청사는 일회용컵 사용률이 90%가 넘었다.
전국 23개 환경운동연합은 ‘자원순환의 날’을 맞아 지방자치단체 공공청사의 일회용컵 사용 실태를 모니터링한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달 37개 공공청사를 대상으로 유동인구가 많은 점심시간(낮 12시~오후 1시)의 건물 입장 인원, 일회용컵 사용 인원, 다회용컵 사용 인원을 집계·분석한 결과다.
청사에 음료를 반입한 사람 중에서 일회용컵을 사용한 비율은 전국 평균 82.6%였다. 90%가 넘는 청사가 20곳으로 절반을 넘었다. 대구광역시청, 대전광역시청, 안산시청은 일회용컵 사용률이 100%로, 다회용컵을 들고 있는 사례는 한 사람도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청사 내 일회용품 반입을 금지했지만 일회용컵 사용률이 93.9%에 달했다. 세종시도 지난 4월부터 청사 등 직속·공공기관에 일회용컵 반입을 제한한다고 밝혔지만 세종시청의 일회용컵 사용률은 95.4%, 환경부 청사는 96.9%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중 일회용컵을 가장 적게 사용한 청사는 경남 창원시청(19%)이었고, 충남 당진시청(22.7%)과 전남 광양시청(24.5%)이 뒤를 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8일 “모니터링에 집계되지 않았지만 100개 단위로 포장된 일회용컵 번들을 가지고 들어가는 직원도 있었으며, 한 사람이 8잔씩 일회용컵에 음료를 포장해 들어가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정부는 폐기물도 자원이라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2009년부터 매년 9월 6일을 ‘자원순환의 날’로 지정해 기념하고 있다. 이날 환경부와 부산시 공동주최로 열린 기념식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이제 그만, 바이바이 플라스틱’이었다.
환경운동연합은 “공공기관 일회용품 등 사용 줄이기 실천 지침에는 ‘공공기관은 일회용품을 구매⋅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며 “환경부는 ‘노력’이 아닌 실효성 있는 ‘규제’를 통해 일회용품을 감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