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든든한 ‘발’이 돼주던 1t 트럭 ‘포터’의 판매량이 감소해 재고가 쌓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유(디젤) 모델 단종과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포터 재고를 줄이기 위해 공장 휴업일까지 늘린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포터2 트럭 생산을 맡는 현대차 울산 4공장 2라인(이하 42라인)은 최근 물량이 넘쳐 특근을 이어가는 다른 공장과 달리 쉬는 날이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5월부터 매달 3일간 평일에 휴업했고, 이달에도 오는 13·19·20일에 각각 생산을 중단한다. 42라인이 이처럼 휴업하는 이유는 재고 조정을 위해서로 보인다.
포터2 액화석유가스(LPG) 모델은 지난 7월 4694대가 생산됐지만, 실제 내수 시장에서 팔린 건 4145대에 그쳤다. 8월에도 1~25일 생산 3605대, 판매 3008대로 판매량이 생산량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25일 기준 포터2 LPG 모델 재고는 8000대 정도로 파악된다. 포터2 일렉트릭(EV) 모델 재고도 3200대 정도다. 현재 1만1000대가 넘는 포터 차량이 현대차 울산공장 주차장에 가득 찬 상황으로 전해진다.
포터2, 포터2 EV는 재고가 쌓여 현재 계약 즉시 출고가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2열 좌석까지 있는 더블캡 모델은 재고가 많지 않아 일정 시간 기다려야 한다. 그나마 1개월 안에는 차량을 받을 수 있다.
포터2 수요 감소의 가장 큰 이유는 디젤 모델 단종 때문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배기가스 배출이 많은 디젤 모델이 퇴출당하고 대신 LPG 엔진을 탑재한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LPG 차량은 디젤 모델보다 토크가 약하다’는 인식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구매를 망설인다는 점이다. 실제 포터2는 올해 들어 수요 감소가 뚜렷해졌다. 현재 포터2 재고의 70% 이상이 이 LPG 모델이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포터2는 올해 들어 1~8월 4만2972대가 팔렸다. 국산 상용차 중에서는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6만8008대)과 비교하면 40% 정도 감소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