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꽃씨 같은 시 쓰고 싶다”

입력 2024-09-06 14:28 수정 2024-09-08 11:38
황충상(왼쪽) 작가가 6일 경기도 양평 황순원기념관 소나기마을에서 황순원시인상을 수상한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와 악수하고 있다. 새에덴교회 제공


소강석 새에덴교회 목사가 시집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로 제13회 황순원문학상 시인상을 받았다.

90편의 시가 실린 ‘너라는 계절이…’는 ‘봄에서 여름으로’ ‘가을 지나 겨울’ ‘소나기 끝에 무지개’ ‘등대와 별’ 등 4부로 구성됐다. 김종회 교수가 쓴 ‘춘풍추우의 시적 형상’이라는 제목의 해설이 부록에 담겼다.

해설에서 김 교수는 “소강석은 감성의 시인으로 자연의 경물(景物)과 인간사의 비의(秘義)를 사뭇 감각적인 어투로 노래한다”면서 “어려운 어휘나 한자 말을 즐겨 쓰지 않고 평이하고 순후한 언어들의 조합으로 진중하고 깊이 있는 의미의 땅속 설치를 시도하는 것이 그의 시”라고 평했다.

시상식은 6일 경기도 양평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황순원기념사업회(회장 박이도) 주최로 진행됐다. 황순원문학상은 소설 ‘소나기’를 쓴 황순원(1915~2000) 작가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1년 제정됐다. 그동안 박완서 김영하 김훈 은희경 한강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이 문학상을 받았다.

소 목사는 수상 소감을 통해 “황순원의 ‘소나기’에 나오는 소년처럼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나 자랐는데 평소 대기권 밖 별처럼 마음으로 흠모하고 동경하던 황 선생님의 문학상을 받게 돼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지금도 한국문학은 황 선생님께서 일구신 문학의 지평 위에서 더 새로운 세계를 넓혀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문학 세계가 탐미주의이든 해체주의이든 초월주의이든, 어떤 다채로운 빛깔을 채색하더라도 황 선생님께서 지켜가신 순수와 절제의 서정성은 사라지지 않고 등불이 돼 앞길을 밝혀줄 것”이라고 전했다.

소 목사는 “저는 전문 문학인도 아니고 전업 시인도 아닌 한 사람의 목회자로서 하나님과 사람, 자연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의 마음을 담아 시를 쓰는데 제 시가 별과 꽃, 햇살처럼 사람들의 마음에 닿아 사랑과 위로, 희망의 노래가 되길 소망한다”면서 “황순원문학상의 순수와 절제의 서정성을 가슴에 새기며 사랑과 용서, 화해와 평화가 가득한 세상을 열어가는 꽃씨와 같은 시를 쓰도록 노력하겠다. 이처럼 의미 있고 큰 상을 주신 심사위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특히 시집 ‘너라는 계절이 내게 왔다’의 표사를 써 주신 정호승 시인과 늘 격려해주신 문인들과 새에덴교회 성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 드린다”고 인사했다.

1995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한 소 목사는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30여년간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13권의 시집과 60여권의 저서, 20편의 찬양곡을 썼다. 그동안 윤동주문학상과 천상병귀천문학대상 등을 받았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서 작가상에는 김선주 소설가의 ‘함성’이 선정됐으며 ‘황순원 양평문인상’ 대상은 박문재 작가, 우수상은 김기상·소영민 작가가 받았다.

양평=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