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이거 빵 뭐에요? 진짜 맛있네.”
죄수복을 입은 한 청소년이 교도소 안에서 빵을 먹던 중 감탄사를 내뱉는다. 그러자 앞에서 빵을 손에 쥐고 있단 이가 대답하며 밖을 돌아본다.
“아, 이거? 깜빵!”
최근 대전 지역 유명 빵집인 ‘하레하레’가 대전경찰청과 손을 잡고 내놓은 ‘청소년 도박 근절 캠페인’ 쇼츠 영상의 한 장면이다. 하레하레는 이 캠페인을 위해 검은색 소보로빵 안에 팥앙금과 크림치즈를 넣은 신메뉴 ‘깜빵’을 출시했다.
‘누가 하레? 잡혀 깜빵!’ 슬로건 하에 만든 총 세 편의 캠페인 영상은 도박에 손을 댔다가 ‘깜방’에 갈 수 있다며 그 대신 중독성 강한 ‘깜빵’을 선택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캠페인을 접한 이들은 빵 홍보와 함께 도박을 게임처럼 쉽게 생각하는 청소년에게 범죄라는 위험성이 재치있게 담겨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레하레는 지난달 12일부터 판매하기 시작한 깜빵 판매 수익금 일부는 청소년 유관기관에 기부하기로 했다.
‘빵의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대전 지역에서 지역 빵집과 공공기관이 협업해 캠페인과 마케팅을 함께 하는 ‘빵케팅’(빵 마케팅)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전에 있는 한국조폐공사도 지난달 성심당과 함께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광복빵’을 출시했다.
성심당은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광복빵을 판매했다. 앞으로도 매년 삼일절과 광복절에 광복빵을 판매할 계획이다.
광복빵은 기존 성심당의 ‘순수 마들렌’ 제품 4개를 상자에 담은 것이다. 상자 외관에는 태극기가 그려진 바게트를 들고 있는 마스코트 그림과 ‘광복’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광복빵의 판매 수익금 일부는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목적 등을 위한 사업에 공동으로 후원할 예정이다.
성심당은 지난 4월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와 협업해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 참여 독려를 위한 ‘선거빵’도 내놓은 바 있다. 선거빵은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2020년 4·15 총선,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이어 올해까지 네번째 출시됐다.
선거일인 ‘4·10’이 표시된 제품과 기표 모양이 표시된 제품 두 종류로 구성된 선거빵은 선거일까지 한시적으로 판매됐다.
이런 ‘빵케팅’에 대한 반응은 긍정적이다. 한시적으로 출시되는 식의 빵을 접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이벤트로 받아들여 지면서 SNS에 빵 사진이나 맛 평가 등 후기 공유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전세종연구원 주혜진 선임연구위원은 “빵은 대전시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문화적·역사적 자산”이라며 “빵이라는 지역 정체성이 있는 콘텐츠가 상업화로 이어져 수익을 내면 지역 경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어 긍정적인 측면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