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젖소 광고 뭇매’ 서울우유, 또 여혐 논란… 왜

입력 2024-09-06 08:48 수정 2024-09-06 10:09
서울우유가 그릭요거트 제품 홍보를 의뢰하면서 당부한 주의사항 중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서울우유가 제품 홍보를 의뢰하면서 집게손가락 사용을 주의해 달라는 당부를 덧붙여 여성혐오 논란에 휩싸였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최근 그릭요거트(그리스식 요구르트) 홍보 캠페인을 하면서 인플루언서들에게 ‘의약적 효능을 언급하지 말고 다른 회사 제품과 비교하지 말라’는 등의 주의사항을 몇 가지 안내했다. 그중 “요거트 뚜껑을 열거나 패키지를 잡을 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 사용 주의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이 들어간 것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서울우유가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손동작’이 엄지와 검지 손가락으로 물건을 집는 집게 손 모양을 말하는 것이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 손 모양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성 성기 크기를 비하하며 조롱하는 의미로 언급돼 남성혐오 논란의 대상이 돼 왔다.

남혐 논란이 불거졌던 GS25의 홍보 포스터. 인스타그램 캡처

앞서 편의점 GS25는 2021년 홍보 포스터의 집게 손 모양이 남성혐오라는 비판받고 사과했으며 자동차업체 르노코리아, 게임업체 스마일게이트, 무신사, 제너시스비비큐, 교촌치킨 등 여러 기업도 비슷한 일로 곤혹을 치른 바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울우유는 집게 손을 사용하지 말라는 취지의 문구를 넣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 ‘여성혐오’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엑스(X·옛 트위터)에서는 “집게 손 모양을 하지 말라고 굳이 써놨는데 요거트를 먹을 때 그런 것까지 조심해야 하나” “뚜껑을 열 때 손가락 두 개로 안 집고 어떻게 여나” 등의 반응이 나왔다.

여성을 젖소에 비유했던 서울우유 광고. 연합뉴스

일부 여성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서울우유를 불매해야 한다는 게시물도 여러 건 올라왔다. 전날 엑스에서 ‘서울우유’는 트렌딩 토픽 상위 10위 안에 들기도 했다.

이 같은 반응이 나오는 건 서울우유가 이전에도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광고 등으로 여성혐오 의혹을 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서울우유는 2021년 젖소와 여성을 빗댄 광고를 게시했다가 비판이 일자 공식 사과하고 해당 영상을 삭제 조치했다. 2003년에는 신제품 요구르트를 홍보하기 위해 여성 모델들이 몸에 요구르트를 뿌리는 누드 퍼포먼스를 열어 뭇매를 맞았다. 당시 마케팅 직원은 공연음란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우유 측은 이번 그릭요거트 프로모션이 여성혐오 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인플루언서들이 사진을 올릴 때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지 않게 조심해 달라고 가이드라인을 얘기했던 것”이라며 “모든 소비자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조심하겠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