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충남권 평균기온·열대야일수 ‘역대 1위’

입력 2024-09-05 16:07
2024년 여름철 충남권 평균기온 분포도 및 시계열. 대전지방기상청 제공

올 여름 대전·충남지역의 평균기온과 열대야일수가 역대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지방기상청은 ‘2024년 충남권 여름철(6~8월) 기후 분석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이번 여름 충남권은 기온이 매우 높고 장마철엔 집중호우가 이어진 반면 7월 중순 이후에는 강수량이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기온은 25.8도로 평년의 24.1도보다 1.7도 높았다.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역대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여름 초반인 6월 중순 이후로는 기온이 평년보다 계속해서 높았고, 비때문에 기온이 떨어지는 장마철 기간에도 기온이 대체로 평년보다 높았다. 또 습하고 더운 공기가 남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아 열대야가 발생했다.

여름철 중후반인 7월 하순부터 8월 하순까지는 따뜻한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장기간 우리나라 상공을 덮으면서 맑은 날이 많아 높은 기온이 지속됐다. 이 때문에 8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8도 높았다.

폭염일수는 평년의 10.1일보다 2.4배 많은 24.3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특히 열대야일수는 21.7일로 역대 1위였다. 평년 6.1일 대비 3.6배에 달하는 수치다.

충남권 6개 지점의 폭염일수는 대전 32일, 부여 30일, 금산 27일, 보령 21일, 서산·천안 12일 이었다.

평균 강수량은 713.8㎜로 평년의 719.2㎜와 비슷했다. 여름철 비의 50%는 보통 장마철에 내리는데 올해는 전체 여름철 강수량의 80.4%인 574.1㎜가 장마철에 집중됐다.

장마철 1시간 최다 강수량이 100㎜를 넘는 사례도 2개 지점에서 관측되는 등 좁은 영역에 비가 강하게 내렸다. 이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된 수증기와 우리나라 북쪽에서 유입된 상층의 찬 공기가 정체전선상에서 충돌하면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했기 때문이다.

다만 장마철을 제외한 기간에는 고기압권에서 맑은 날이 많아 평년보다 비가 적게 내렸다. 지난달 20~21일 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했음에도 우리나라 상층의 고기압성 흐름에 의해 강도가 약해지며 강수량은 많지 않았다.

박경희 대전지방기상청장은 “올 여름은 장마철 집중호우와 장기간 이어진 폭염·열대야가 극성을 부리면서 국민들이 많은 불편과 피해를 겪었다”며 “이상기후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분석 역량을 강화해 지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