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한국의 올해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불발을 예상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대니 수와나프루티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고객 서한에서 “한국의 WGBI 편입은 2025년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전에 강조한 대로 유로클리어 이용 가능성이 지수 편입의 핵심 요인이지만 한국에는 진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에서 관리되는 WGBI는 블룸버그·바클레이즈 글로벌 종합지수, JP모건 신흥국 국채지수와 함께 세계 3대 채권지수로 평가된다. WGBI에 편입되면 외국계 자금이 유입돼 국채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명복 국내총생산(GDP) 기준 상위 10개국에서 WGBI 미편입 국가는 한국과 인도뿐이다.
FTSE 러셀은 국채 발행량, 국가신용등급, 시장 접근성을 종합해 매년 봄과 가을에 WGBI를 발표한다. 한국은 2022년 9월 WGBI 편입 고려를 위한 관찰대상국에 올랐다. 최종 편입은 관찰대상국 등재 이후 통상 2년가량 소요된다.
앞서 FTSE 러셀은 지난 3월 27일 채권시장 국가분류를 발표하면서 한국의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했다. 다음 발표는 10월 8일 뉴욕증시 마감 직후로 예정돼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6월부터 국제예탁결제기구(ICSD)인 유로클리어·클리어스트림의 국채통합계좌를 개통하며 WGBI 편입을 위한 여건을 마련했다. 외환시장 거래 마감 시간을 오후 3시30분에서 이튿날 새벽 2시로 연장해 외국 금융기관의 국내 시장 직접 참여도 허용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이번 고객 서한에서 “한국 내 유로클리어 실사용 비율이 상당히 낮다. 거래 전에 먼저 한국에서 세금 면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는 골드만삭스의 전망과 관련해 “FTSE 러셀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