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총·한기총 통합 사실상 ‘부결’

입력 2024-09-05 13:33 수정 2024-09-05 15:30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5일 서울 종로구 한기총 회의실에서 긴급임원회를 열고 앞서 한국교회총연합회가 제안한 '연합회관 통합합의문' 채택 안건을 부결했다. 한기총 제공


한국교회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장종현 목사)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의 통합 논의가 사실상 무산됐다.

한기총은 5일 서울 종로구 한기총 회의실에서 긴급임원회(사진)를 열고 한교총이 제안한 ‘연합기관 통합합의문’을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한기총은 추후 한기총의 입장을 반영한 새로운 연합기관 합의문을 마련해 한교총에 역제안하기로 했다.

앞서 한교총은 지난 3일 상임회장회의를 열어 자체 기관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 오정호 목사)가 보고한 ‘연합기관 통합합의문(안)’을 임시 채택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연합기관 통합 기관의 명칭은 한기총으로 하고, 운영 방식은 한교총의 정관과 각종 규정을 따르도록 했다.

통합 기관 대표회장으로는 오정호 새로남교회 목사가 물망에 올랐다. 공동대표회장단 구성은 규정대로 하되, 한기총 측에서 추천한 1인을 포함한다는 내용과 안정적인 기관 통합을 유지하기 위해 3년간 대표회장 선임을 위한 인선위원회를 구성·운영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기총의 통합안 채택 부결은 양 기관 안팎에서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양 측이 합의문을 채택하더라도 회원 교단별로 이단 규정, 세부 통합 방식 등에 난항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정서영 한기총 대표회장은 이날 임원회에서 ‘연합기관 통합에 대한 한기총 입장문’을 공개하면서 “보수와 진보가 섞여 있는 게 연합의 종착점이 아니다”면서 “각자의 신앙과 신학에 따라서 책임 있는 행동을 할 필요성이 있다”며 한교총이 제안한 통합 방식에 선을 그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