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후보별 동성애·낙태·이민 정책 방향은?

입력 2024-09-04 21:07
민주당 후보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연합뉴스

미국 대선(11월 5일)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과 민주당이 유권자의 표심을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생명과 성 혁명, 이주민 정책 등이 기독교인 표를 확보하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 카밀라 해리스 부통령은 기독교 가치가 중요시되는 동성애와 낙태, 이민 정책 등에서 상반된 입장을 보인다. 이 가운데 낙태 이슈는 ‘뜨거운 감자’다. 3일(현지시간) A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해리스·월즈 캠프는 ‘생식권 자유 버스 투어’를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에서 개시했다. 버스 투어는 최소 50곳을 방문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비영리 단체 ‘플랜드 페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가 행사 기간 약물을 통한 임신 중절, 무료 정관 수술 등을 제공하는 이동식 낙태 버스를 설치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낙태를 반대 입장을 계속해서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2022년 6월 미 연방대법원은 49년 만에 여성의 임신중지권을 보장하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연달아 세 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이 임명되며 연방대법원이 보수 절대 우위로 재편됐는데, 로 대 웨이드 판결 전복에 적지 않는 영향을 미쳤다.

동성애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트럼프는 과거 대통령 재직 당시, 트랜스젠더의 군 복무를 금지했다. 최근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트랜스젠더 복서에 대해서는 “스포츠에서 남자와 여자가 경쟁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동성애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신현천 새누리교회 목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기독교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목사는 “두 후보 모두 자국우선주의를 표방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급진적인 비기독교적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낙태와 동성애의 물결이 거세지는 건 어쩌면 예견된 일”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또 다른 쟁점인 이주민 정책에서도 두 후보는 대조적인 입장을 지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를 색출해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해리스 부통령은 이민자에게 우호적인 민주당의 기조를 그대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김종구 세신교회 목사는 “이민자가 미국으로 몰리는 이유는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면서 “보수적인 이민정책은 한국 유학생이나 교민에게 두려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편향적인 이민정책은 사회적 분열을 일으킬 수 있어 균형 잡힌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