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에 패럴림픽 무대를 밟은 한국 여자 골볼 대표팀이 최종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출전권을 확보해 큰 경험을 쌓은 대표팀은 4년 뒤 열릴 LA 대회를 향해 다시 뛰겠다고 다짐했다.
김희진, 심선화, 서민지가 선발 출전한 한국 대표팀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6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여자 골볼 7·8위전에서 개최국 프랑스와 승부던지기 끝에 4대 3 승리를 거뒀다. 골볼은 전·후반 각 12분씩 경기를 치른 뒤 승부가 나지 않으면 전·후반 각 3분씩의 연장전에 돌입한다. 연장에서도 승리팀을 가리지 못하면 승부던지기로 최종 승자를 결정한다.
지난 조별리그에서 프랑스에 6대 1 승리를 거뒀던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날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튀르키예를 만나 3대 6으로 패하면서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심선화와 서민지의 골로 전반을 2-1로 앞선 채 마쳤다. 후반에는 프랑스를 상대로 2골을 넣었던 박은지가 투입됐으나, 오히려 동점골을 내주면서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에서도 양 팀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6명의 선수가 한 번씩 던지는 승부던지기에서 박은지와 김은지가 골을 만들어 1점 차 승리를 챙겼다.
정은선 대표팀 감독은 “그동안 선수들이 고생이 많았다. 결과에 상관없이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면 그 자체로 잘한 것”이라며 “28년 만에 큰 무대를 밟아 나도 선수들도 모두 긴장을 많이 하기도 했고, 감회가 새롭다. 큰 무대를 경험했으니 LA 대회 때는 지금보다 더 많이 성장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장 김희진은 “28년 만에 잡은 패럴림픽 출전 기회였기 때문에 정말 기적과도 같고 꿈같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패럴림픽이 개최될 때마다 출전할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파리=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