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충청지역 내 기독교 이념으로 설립된 주요 대학들이 4일 천안 백석대(총장 장종현 목사)에서 총장 간담회를 열고 캠퍼스 복음화 회복을 위해 지속적 협력을 다짐했다.
이명희 국민일보(사장 김경호) 종교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간담회에서 장종현 총장은 “목회자나 장로 또는 신앙을 가진 사람이 세웠다고 해서 기독교대학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학사 운영, 각 학부의 특성에 맞는 복음화 전략, 복음 전파를 위한 일꾼 양성 등 모든 과정에 성령이 머무르고 있어야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기독교대학”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장 총장을 비롯해 송기신(백석문화대) 이희학(목원대) 피영민(한국침례신학대) 총장 함연진 호서대 부총장 등이 참석해 기독교대학으로서 당면한 과제와 연대의 지향점들을 모색했다.
이 총장은 “채플 참여율 감소는 최근 기독교대학들의 공통적인 고민이었는데 목원대의 경우 전통적인 채플 방식에서 문화 채플, 소그룹 채플, 영어 채플, 라디오튜브 채플 등으로 확장해 비기독교인 학생들의 심리적 문턱을 낮췄다”고 소개했다. 이어 “교육부가 대규모로 추진하는 ‘글로컬 대학’ 사업 선정을 위해 기독교대학들이 단일 대학으로 지원하기보다 초광역으로 연대해 지원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대학 문화를 창출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학교 운영에 영향을 주는 시대적 환경에 대한 고민과 다양한 제언도 나왔다. 피 총장(사진)은 “기독교대학은 교단 산하 기관이라는 본질을 품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교단의 움직임이 대학 운영에도 영향을 미친다”며 “교단이 나아갈 바른 방향성에 대해 상호 정보를 교류하고 기독 언론도 이를 반영해 인식 변화에 물꼬를 터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기독대학교 학생 수 감소 현실에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주요인”이라며 “기독 언론부터 기독교가 가진 생명력과 선한 영향력을 알리는 데 힘써주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송 총장도 “보고 듣고 느끼는 대로 행동하는 MZ세대 특성이 미디어에 등장하는 선정적인 내용과 결합하며 악영향을 미치고 충격적인 사건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접할 때마다 미디어 콘텐츠 제작 현장에 대한 따끔한 지적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 총장(사진)은 “백석학원의 설립 취지에도 언급돼있는 것처럼 기독교대학의 존재 이유는 이 땅에 대학이 없어서가 아니라 도덕, 윤리교육만으로는 사람이 ‘사람다운 사람’으로 변화할 수 없고 영적 생명을 살리는 교육만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며 기독교대학들의 지속적이고 견고한 연대를 통해 캠퍼스의 다음세대를 양육하자고 권면했다.
김경호 사장은 “충청 지역은 기독교 이념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는 대학이 다수 포진된 영적 요충지”라며 “사랑 진실 인간을 기치로 창간한 국민일보가 기독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의 사역을 도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이날 오후 7시 개최되는 ‘2024 갓플렉스 in 천안’에 대한 기대감도 표출됐다. 함 부총장은 “거시적으로 보면 기독교뿐 아니라 모든 종교가 감소세인 상황”이라며 “챗GPT로 대변되는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문화적으로 다음세대에게 기독교 본질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갓플렉스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더 많아지길 소망한다”고 했다.
이 국장은 “미국 애즈버리대 부흥을 보면서 대한민국의 위축된 크리스천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갓플렉스를 시작한 지 5년째인데 수도권을 비롯해 부산 청주 등에서 청년들의 신앙 열정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어 감격스럽다”며 “예배당이 아닌 대학 캠퍼스에서 처음 갓플렉스가 열리는 만큼 기독교대학에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화답했다.
간담회 후 참석자들은 문현미 백석문화예술관장의 안내로 백석역사관, 현대시100년관, 기독교 박물관, 실감미디어실 등 백석대 내 마련된 기독교 문화예술 공간을 탐방했다.
천안=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