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 전문가들은 국제형사재판소(ICC) 가입국인 몽골이 전쟁범죄자로 기소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체포하지 않은 것에 대해 “ICC가 몽골을 처벌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2일(현지시간) 전문가들을 인용해 몽골이 협조 의무를 저버린 혐의로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몽골이 푸틴 대통령을 체포하지 않은 행위가 향후 국제사회의 중요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타마스 호프만 교수는 “ICC는 몽골을 협조 의무 위반으로 기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이후 당사국 총회에서 몽골을 규탄하는 결의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ICC 규정 위반국에 대해 제재와 같은 심각한 처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몽골을 향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헤오르히 티크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입장문을 올려 “ICC와 형법 체계에 큰 타격을 준 일이다. 몽골은 피고인인 범죄자의 재판 회피를 허용함으로써 전쟁 범죄에 공동 책임을 지게 됐다”고 날을 세웠다. 우크라이나는 동맹국과 공조해 몽골에 책임을 묻을 계획이다.
앞서 ICC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어린이 강제 이주 등의 전쟁 범죄 혐의를 적용해 작년 3월 푸틴 대통령을 상대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체포 영장 발부 이후 푸틴 대통령이 ICC 회원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몽골은 ICC 가입조약인 로마 규정에 따라 체포영장 집행에 협조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국빈 방문한 푸틴 대통령을 몽골 전통 의상을 입은 의장대 사열로 환대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